풍력 발전소, 조류충돌 방지기술 'DT버드' 주목

2024-11-22     홍명표 editor
풍력 발전의 독수리 충돌 방지를 목적으로 한 'DT버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챗gpt 이미지

풍력 발전소를 둘러싼 논란 중 하나는 환경운동가들이 제기하는 야생동물 피해 문제다. 풍력 터빈에 부딪혀 죽는 새들, 특히 독수리 같은 대형 조류의 희생이 환경보호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환경 전문 매체 E+E 리더(Environment Leader)는 최근 독수리 충돌 방지를 목표로 한 'DT버드(DTBird)' 기술을 소개하며, 이 기술이 풍력 터빈과 야생 동물의 공존을 도울 수 있는 혁신적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DT버드, 독수리 충돌 최대 40% 감소

미국 캘리포니아주 만사나 풍력 발전소와 워싱턴주 구드노 힐스 풍력 발전소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DT버드는 자동 감지 및 억제 시스템을 통해 독수리 충돌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카메라로 새를 감지하고 오디오 신호를 활용해 위험 구역에서 새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고위험 지역에 진입하는 독수리가 20~30% 감소했으며, 충돌 가능성이 높은 독수리에 대해서는 최대 40%의 효과를 보였다. 특히 황금독수리와 같은 종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있어 DT버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풍력발전소의 터빈에 충돌해 죽는 독수리를 줄이기 위한 연구서의 표지.

DT버드 시스템은 풍력 터빈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와 스피커를 사용한다. 카메라가 새나 새와 유사한 물체를 감지하면 경고음을 울려 접근을 막고, 대상이 더 가까워질 경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 충돌을 방지한다. 이 시스템 덕분에 터빈 주변에서 관찰되는 독수리의 수가 억제 신호가 없을 때와 비교해 24~27% 감소했다.

처음에는 곤충이나 터빈 블레이드 등 불필요한 대상을 감지하는 오류가 있었지만, 2023년 시스템 개선 이후 하루 평균 탐지 오류가 3.9회에서 0.8회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80~160m 거리 내 독수리 탐지 정확도가 대폭 향상된 점이 돋보인다.

 

비용과 효율성… 운영자들의 장기적 이점

DT버드 시스템 도입에는 터빈당 약 1만8000~2만2000달러(한화 약 2520만~3080만원)의 초기 비용이 필요하며, 설치 및 유지 비용은 별도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 기술은 야생동물 보호법을 준수하고 법적 책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어서, 장기적으로 풍력 에너지 운영자들에게 경제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DT버드의 성능은 설치 지역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사막 지형에서는 워싱턴의 초원 지형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카메라 해상도와 AI 알고리즘 개선이 향후 성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팀은 DT버드 기술이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와 야생 동물 보호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유망한 도구라고 결론지었다. 풍력 발전소가 지속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DT버드 같은 혁신적 기술의 발전이 환경 보호와 공존의 길을 여는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