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아다니 그룹 신규투자 전면 중단

- 토탈에너지스-아다니, 6000억원대 합작 사업 위기 - 인도 정치권, 아다니 스캔들로 여야 대립 격화

2024-11-27     송준호 editor

프랑스 메이저 석유기업 토탈에너지스가 25일(현지시각) 인도 최대 재벌 아다니 그룹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법무부가 아다니 그룹 임원들의 2억6500만달러(약 3717억원) 규모 뇌물수수 혐의를 밝히면서다. 이번 결정으로 아다니 그룹은 주가 폭락과 함께 스리랑카와 케냐 등 해외사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토탈에너지스는 성명에서 "아다니 그룹 임원들에 대한 혐의와 그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어떠한 형태의 부패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미지=토탈에너지스

 

토탈에너지스-아다니, 6000억원대 합작 사업 위기

토탈에너지스는 아다니그린에너지(AGEL)의 지분 19.75%를 보유한 주주다. 두 회사는 지난 9월엔 인도 최대 태양광 발전단지인 카브다 프로젝트에 4억4400만 달러(약 5959억원)를 투자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아다니토탈가스의 지분 37.4%도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토탈의 아다니 그룹과 관련한 재정적 위험에 노출된 규모가 40억~5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탈에너지스는 "투자 당시 모든 실사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면서도 "미국 당국의 수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CNBC TV에 따르면, FBI가 지난해 3월 사가르 아다니 부회장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음에도 올해 9월 카브다 프로젝트 투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내부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탈에너지스와 아다니 그룹은 이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탈에너지스의 이번 결정으로 아다니 그룹은 최대 해외 파트너가 등을 돌리면서 추가 투자 유치는 물론 기존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다니그린에너지 주가는 25일(현지시각) 9.9% 폭락했고, 아다니토탈가스도 1.4% 하락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날 "상장한 계열사들이 향후 1년간의 채무 상환에 필요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EBITDA)이 100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섰고, 연간 120억달러(약 17조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기소 발표 이후 아다니 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200억달러(약 28조원) 이상 증발했다. 달러채권 가격도 1~2센트로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인도 정치권, 아다니 스캔들로 여야 대립 격화

인도는 이번 아다니 그룹의 스캔들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인도의 야당 인도국민회의당의 말리카르준 카르게 대표는 자신의 X(트위터)에 “(이번 사건으로) 인도의 국제적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며 의회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고탐 아다니 회장의 20년지기 관계를 두고 정경유착의 문제로 지적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13건의 관련 토론 요구도 제시됐다. 카르게 대표는 “이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회의 다른 모든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인도국민당의 자그딥 단카르 부통령 겸 상원의장은 13건의 요구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될 문제”라며 기각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양원 모두에서 회의를 방해하여 의회가 정회되는 사태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