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유틸리티 회사들, 기후 목표 변경 또는 연기

- 트럼프 정책보다 AI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더 큰 영향 미칠 것

2024-11-28     유인영 editor
이미지=언스플래쉬

미국 주요 유틸리티 회사들이 최근 기후 목표를 변경하거나 목표 달성을 연기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전력 수요의 급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화석연료 지지 정책으로 인해 미국 주요 전력회사의 기후 목표가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회사 대부분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AI 혁명, 신규 공장의 수요 증가, 차량과 가정 난방의 전기화로 인해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기존 예측을 전면 재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한 예상 밖의 전력 소비 증가와 공화당의 선거 승리로 인해 석탄 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연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유틸리티 회사들, 기후 목표 변경 또는 연기

전력 생산(발전 부문)은 교통 부문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원이다. 그러나 주요 유틸리티 회사들은 최근 기후 목표를 수정하거나 목표 달성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EP)의 CEO 빌 퍼만(Bill Fehrman)은 인터뷰에서 회사가 운영하는 주들의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AEP의 2045년 넷제로 목표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운영하는 11개 주 중 10개가 공화당 주인 상황에서 석탄과 천연가스 사용을 중단하려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퍼스트 에너지(FirstEnergy)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폐기했다. 퍼스트 에너지의 CEO 브라이언 티어니(Brian Tierney)는 “자원 적정성 문제를 포함하여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 과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던(Southern)의 CEO 크리스 워맥(Chris Womack)은 석탄 화력발전소 중 하나의 폐쇄 일정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력 수요 증가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발전소 배출 규정의 잠재적 폐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회사는 현재까지 기후 목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듀크 에너지(Duke Energy)도 지난달 회사의 가장 큰 석탄 화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트럼프가 발전소 배출 규정을 폐지하면 일부 석탄 발전 설비를 천연가스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AWS(아마존 웹 서비스)와 계약을 맺은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는 데이터 센터 산업의 중심지인 버지니아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천연가스 발전 투자와 기존 발전소의 폐쇄 연기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버크셔가 소유한 전기 유틸리티 회사인 퍼시픽코프(PacifiCorp)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05년 대비 63%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목표인 78% 감축보다 낮아진 수치다. 

 

트럼프 정책보다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더 큰 영향 미칠 것

전력회사는 10년 이상의 부진한 수요 이후 갑작스럽게 증가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왔다. 이들이 여전히 재생 에너지를 시스템에 추가하고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전력을 제공하는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를 주저하고 있다. 

"트럼프는 확실히 기후 진전을 늦출 것"이라고 금융 리서치 회사 크레딧사이트(CreditSights)의 분석가 앤디 드브리스(Andy DeVries)는 말했다. 그는 "하지만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은 단순히 수학의 문제이며, 데이터 센터 수요 예측치를 현실적으로 고려하면 석탄 화력발전소를 퇴출할 여력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는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면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탈탄소화 목표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기후 목표 연기 또는 재검토 계획을 발표한 유틸리티 회사들은 대부분 공화당 주도 주와 스윙 스테이트에 운영 기반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35년까지 탄소 없는 전력 시스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실현 가능성에서 점점 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드 맥킨지의 전력 및 재생 에너지 디렉터인 라이언 스위지(Ryan Sweezey)는 "넷제로 목표는 경제 성장의 제단에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틸리티 회사가 주 법률과 연계되지 않은 기업 넷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사실상 종이에 불과하다”고 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