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 반대 의견 압력으로 심해 채굴 중단
1년 넘게 활동가, 과학자, 국제 사회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은 끝에 노르웨이 정부가 북극 해역 내 심해 채굴에 대한 첫 번째 허가 라운드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DW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1월 상업적 규모의 심해 채굴을 위해 노르웨이 해역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르웨이는 광대한 탄화수소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노르웨이의 심해 채굴 계획은 국제 사회에서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EU 위원회는 이 계획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119명의 유럽 의원이 노르웨이 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개방 과정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고, 900명 이상의 해양 과학자가 전 세계적으로 심해 채굴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노르웨이 제 1 정당인 노동당 소속인 조나스 가르 스토어(Jonas Gahr Stoere) 총리는 민영 방송사 TV2에서 "탐사 허가가 연기될 것이다"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지난 1일(현지시간) 사회주의좌파당과 예산 협상 후, 여당은 적어도 2025년 전체 기간 동안 첫 번째 허가 라운드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초에 첫 번째 심해 광산 탐사 허가를 부여할 계획이었던 노르웨이 정부는 계획은 중단되었지만 규정을 만들고 환경 영향을 매핑하는 등 준비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에 대해 환경단체 그린피스 노르웨이의 책임자, 프로데 플레임(Frode Pleym)은 로이터 통신에 “이것은 심해 채굴에 맞선 싸움에서 결정적인 승리다. 파괴적인 산업에 대한 결정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해 채굴에 대한 관심 사그라드는 추세
그동안 심해 채굴은 환경은 물론 산업적으로도 비용 등의 문제로 비경제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현재 육상 매장량만으로는 필요한 광물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심해 채굴에 주목했다.
그러던 지난 8월, 국제해저기구(ISA) 총회에서 브라질 출신이자 심해 채굴 반대론자인 레티치아 카르발류(Leticia Carvalho)가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테슬라 주주들은 심해 채굴 반대 결의안은 거부했으나 니켈이나 코발트에 의존하지 않는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 사용 비중을 늘리면서 핵심 광물에 대한 관심이 줄고 업계의 분위기도 전환됐다.
심해 매장량 또한 정확하지 않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논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해저의 황화물 광상에 구리가 약 4~6%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일부 샘플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구리가 포함되어 있고, 아연은 3%, 코발트는 1% 미만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채취한 몇 안 되는 샘플만으로는 광대한 잠재적 광산 지역에 대한 가정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해왔다.
글로벌 비영리기구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의원들이 결정에 사용한 영향 평가에는 해양 환경에 대한 채굴의 결과를 평가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근거를 들어 노르웨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WWF 노르웨이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이자 해양 생물학자인 카야 로엔 피아에르토프트(Kaja Loenne Fjaertoft)는 "영향 설명문 전체에서 정부는 이 지역의 99%에 대한 환경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라고 DW에 전했다.
이 소송에 대한 판결은 1월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