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삼성SDI·스텔란티스 배터리 합작법인에 10조5000억원 대출지원
-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공장 2곳 지원…연간 약 67GWh의 배터리 생산 - 트럼프 취임까지 대출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철회될 가능성도 - 스텔란티스 CEO, 경영 악화로 1일 사임… 삼성SDI, LG엔솔 합작사 영향은?
삼성 SDI와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tarPlus Energy)’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약 75억4000만달러(약 10조5천억원)의 조건부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일(현지 시간) 바이든 정부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정책에 따라 스타플러스 에너지에 대한 조건부 대출로 리튬이온 배터리 셀 및 모듈 제조 공장 2곳의 설립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공장 2곳 지원…연간 약 67GWh의 배터리 생산
해당 공장은 스텔란티스가 생산하는 전기차(EV)에 사용될 배터리를 제조하며, 공장은 인디애나주 코코모(Kokomo)에 위치할 예정이다. 에너지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북미 지역 내 EV 배터리 제조 능력을 크게 확장하고, 중국 등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EV 배터리의 해외 조달 문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타플러스 공장은 최대 생산 능력에서 약 67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약 67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에너지부는 스타플러스 배터리를 활용해 생산된 EV가 매년 약 2억6030만갤런의 석유 소비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했다.
에너지부는 이 프로젝트가 건설 단계에서 약 3200개의 일자리를, 운영 단계에서는 최대 2800개의 공장 일자리와 인근 공급업체 단지에서 수백개의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취임까지 대출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철회될 가능성도
이번 자금 지원은 EV 산업이 판매 둔화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 목표 축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추진됐다. 그러나 이번 자금 지원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첫날까지 대출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이를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출은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려는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에 약 66억달러(약 9조3000억 원)의 조건부 대출을 승인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두 회사 모두 기술적, 법적, 환경적, 재정적 조건을 충족해야 최종 대출이 확정된다.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일론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을 맡게 된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는 소셜미디어 X(트위터)에서 리비안에 대한 대출 지원을 비판했다. 그는 "(지원을) 정당화하는 한 가지 이유는 7500개의 일자리인데 그것은 일자리 한 개에 88만달러(약 12억원)를 쓴다는 것이다"며 "이 지원은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정치적인 경고의 냄새가 더 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 CEO, 경영 악화로 1일 사임… 삼성SDI, LG엔솔 합작사 영향은?
한편, 지프, 푸조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완성차 그룹인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가 지난 1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과 북미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경영 악화로 이어진 탓이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들어 매출이 급감하고 주가가 40% 가량 떨어졌다.
스텔란티스가 경쟁사인 GM이나 포드보다 이른 2038년에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기차에 대거 투자했다. 그러나 중국산을 비롯한 저가 전기차에 경쟁력이 밀려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신임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전기차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텔란티스와 북미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설립한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의 공장은 지난 10월부터 배터리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