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와사키중공업, 호주 수소 공급망 프로젝트 대대적 축소

2024-12-13     이재영 editor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은 당초 호주 갈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대형 운반선을 통해 일본으로 운송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한다고 11일 발표했다./ chatGPT 이미지 생성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이 주도하는 일본-호주 간 수소 공급망 실증 프로젝트가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갔다고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밝혔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당초 호주 갈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대형 운반선을 통해 일본으로 운송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가와사키 중공업 대변인은 “2030 회계연도까지 수소를 조달해야 하는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며, “호주의 건설 승인이 지연되면서 기존 계획을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측은 향후 호주의 석탄 기반 수소 조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며,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수소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또한 수소 운반선의 규모를 기존 16만 입방미터에서 4만 입방미터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 운반선이 수소 공급망 초기 시장의 수요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시장 초기 단계에서 공급망 구축과 상업화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수소 운반선 규모 축소…시장 초기 단계 대응

이번 프로젝트 축소로 인해, 호주-일본의 수소에너지 공급망 사업이 실제로 경제성과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생겨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지난 2022년 '호주-일본 수소에너지 공급망 시범사업'이었다. 호주산 갈탄을 기화(CCS 접목)해 생산한 수소를, 초극저온 상태로 해상운송을 통해 일본으로 도입하는 최초의 사례였다. 당시 첫 운송 물량은 1250입방미터 규모였고, 이는 수소차 1만5000대 충전이 가능한 물량이었다. 호주 연방과 빅토리아주, 일본 경제산업성,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의 지원 아래 진행됐으며, 수소 기술의 실현가능성을 확인한 주요 사례로 주목받았다. 당시 가와사키중공업, J-Power, 이와타니, 마루베니, 스미토모, 에네오스, 셸 일본 등이 컨소시엄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이후 양국 정부는 호주-일본간 액화수소 운반선 추가운행, 상업적 규모의 사업을 추진을 통해 협업하기로 했었다. 특히 15∼20년 장기에 걸친 사업개발과 사업성 검증 등을 위해 호주 현지 유력 에너지기업(AGLEnergy, 호주 3대 전기 생산·판매사(Gentailer) 및 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 카본넷(CarbonNet)과 연계해가는 등 사업추진 관련 리스크를 낮추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호주의 건설 승인이 지연되면서, 이러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과 호주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돼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해당 프로젝트에 약 2200억엔(약 2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호주 또한 수소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인프라 개발 및 기술 지원을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