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융기실리콘자재, 태양광 모듈공장 가동 연기…공급 과잉 여파

- 당초 이번 달 시작 예정이던 프로젝트, 2026년 6월 가동 발표 - 중국 태양광산업협회, OPEC과 유사한 자율규제 프로그램에 서명

2024-12-13     유인영 editor
이미지=언스플래쉬

대표적인 중국의 태양광 기업 융기실리콘자재(Longi Green Energy)가 중국 동부 안후이성 우후시에 위치한 15기가와트(GW) 태양광 모듈 공장의 가동을 18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융기실리콘자재의 프로젝트 연기 결정이 중국 태양광 산업의 과잉 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번 달 시작 예정이던 프로젝트, 2026년 6월 가동 발표

회사는 당초 이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공장 가동은 2026년 6월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화요일에 제출한 서류에서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약 30억위안(약 6000억원)이다. 회사 측은 “태양광 산업 내 수요와 공급 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최대 태양광 제조업체 중 하나인 융기실리콘자재는 2023년에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경영진은 2025년 하반기까지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일부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융기실리콘자재의 상황은 업계 전반의 심각한 과잉 공급 문제를 반영하는 사례다. 블룸버그NEF 서밋에서 중국 태양광 모듈 회사 통웨이(Tongwei)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싱궈창(Xing Guoqiang)은 “내년 태양광 산업의 키워드는 생존”이라며 “2025년은 많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과잉 생산과 지정학적 압력 속에서도 생존과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블룸버그NEF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연간 1100기가와트 이상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이 있으며, 이는 2024년에 전 세계가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거의 두 배이며 2035년까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이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 OPEC과 유사한 자율규제 프로그램에 서명

지난주 중국 태양광 산업 협회의 연례 회의에서 30개 이상의 주요 기업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공급 관리 방식을 본떠 만든 자율 규제 프로그램에 서명했다. 이 기업들은 기존 시장 점유율과 생산 능력, 예상 수요에 따라 내년에 생산할 수 있는 양에 대한 쿼터를 받게 된다.

최근 몇십 년 동안 급격한 성장으로 과도한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경기 둔화를 촉진하고 있는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는 태양광 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구리제련업체, 철강업체, 정유업체 등 중국 전역의 여러 산업이 생산 감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서 실행에 옮기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태양광 산업은 한때 급증하는 제품 수요로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이러한 추세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2023년에 76% 증가했으며, 올해는 34% 추가 성장이 예상되지만, 2025년에는 성장률이 8%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무역 갈등으로 인해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공장을 세워야 하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

유나이티드 솔라 폴리실리콘(United Solar Polysilicon)의 장롱겐(Zhang Longgen) 회장은 “현재의 생산 능력 수준을 고려할 때, 웨이퍼와 모듈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