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기업 23곳 탈탄소 전환 누가 잘하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몇등급?
유엔이 지원하는 글로벌 투자그룹 TPI(Transition Pathway Initiative)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종이, 광업 분야의 상장기업 중 14%만이 파리협정의 2℃ 기후목표를 충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용 탈탄소화는 2050년까지 유럽대륙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유럽 그린딜의 핵심 과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111개 대형 상장회사 중 95곳(86%)가 2050년까지 2℃ 이하로 가는 경로에 맞추지 못했다. 이들 글로벌 중공업사 중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자체 생산공정을 수정한 곳은 16곳에 불과했다. 전체의 14%만이 탈탄소의 궤적을 따르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중공업의 탈탄소화가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이 시행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경고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4등급 중 3등급 분포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전 세계 철강회사 23곳의 탈탄소 전환을 비교한 결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레벨 0~4단계 중 3단계(운영 의사결정에 통합)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4단계(전략적 통합평가)에 진입한 기업은 아세리녹스(Acerinox), 아르셀로미탈(Arcelor Mittal), JSW Steel, SSAB, 타타스틸(Tata Steel), 뵈스트알피네(Voestalpine)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30년 2℃ 벤치마크에 부합하는 철강업체의 수는 지난해 5곳에서 올해 8곳으로 늘어났으며, 뵈스트알피네를 제외한 4단계 5개 기업은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설정해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셀로미탈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5.2%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철강생산업체다.
한편, 보고서는 Gerdau, 현대제철, SSAB 및 Tenaris 등 여러 기업은 2030년 2℃ 벤치마크에는 부합했으나, 2050년에는 달성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기업은 목표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시가총액에 따라 규모가 조정된 2050년 철강제조업 분포맵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33곳의 시멘트 회사 중 쌍용양회는 1~4단계 중 2단계(인식)에 속해 글로벌 수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전환 수준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벨4에 속하는 기업은 Ambuja Cements Cemex CRH LafargeHolcim Shree Cements 등 5곳이었다.
미쓰비시중공업 내년 세계 최대 규모 수소제철공장 시범 가동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기술 경쟁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철강재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차단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생산에 힘을 합치기로 최근 발표했다. 포스코는 석탄환원제철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써서,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나오도록 하는 공법을 사용할 방침이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내년 유럽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제철 실증 플랜트를 시범 가동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오스트리아 철강기업 뵈스트알피네와 함께 수소제철 플랜트를 개발해왔다.
철강업은 철광석을 녹여 산소를 제거하고 철로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철강업이 전체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철광석을 수소로 직접 환원하는 DRI(Direct reduction iron)공법을 이용해 연간 25만톤의 철강을 생산하겠다고 했는데, 만약 가동되면 수소 플랜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도 내년에 독일에 수소제철 실증플랜트를 건설하며, 독일 티센크루프와 잘츠기터도 수소철강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철강생산량의 72%는 현재와 같은 석탄환원제철 방식이며, 수소환원제철방식은 6%를 차지한다. 한편, 재활용된 고철을 가열한 다음 이를 직접 녹여 2차 강철을 만드는 방식인 스크랩방식(Scrap-EAF)은 23%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스크랩 방식으로 생산되는 철강 비율을 늘리고,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에 투자하고, 녹색수소와 짝을 이룬 수소환원제철방식(DRI-EAF) 규모를 확대하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중공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순제로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연간 400억-500억 유로에 달하는 고비용의 새로운 생산 공정과 단기 자본 투자가 25-60% 증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