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50’, 아프리카 내 오프 그리드 전력기금 마련…세계은행도 아프리카 전력망 투자
아프리카 지역 내 대규모 인프라 투자 플랫폼인 ‘아프리카50(Africa50)’이 오프 그리드 전력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투자 기금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기후 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5억달러(약 7245억원) 규모의 기금을 계획하고 있다.
아프리카50은 은행에서 운영 가능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투자하는 플랫폼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rican Development Bank, 이하 AfDB)과 20개 이상의 아프리카 국가가 자금을 지원한다.
주주로 아프리카 개발은행과 모로코 중앙 은행 등을 포함한 이 새로운 기금의 이름은 ‘아프리카 녹색 인프라연합 기금’이다. 지난 1월, 탄자니아에서 열린 '미션 300 아프리카 에너지 서밋(Mission 300 Africa Energy Summit)'에서 이 플랫폼의 CEO인 알랭 에보비세(Alain Eebobisse)가 밝힌 여러 기금 중 하나다.
이 새로운 기금은 아프리카 지역 정부가 전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기후 변화로 인한 악천후의 영향을 차단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나왔다. 현재 아프리카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독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오프그리드 전력 시스템은 이러한 지역에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주 전력망을 확장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비실용적이거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지역에서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곳곳에서 에너지 뉴딜 프로젝트를 통해 온 그리드, 오프 그리드 프로젝트의 개발이 촉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마련된 오프그리드 기금은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비용 4억달러(약 5795억원), 프로젝트 준비를 위한 1억달러(약 1449억원)로 구성된다.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재생에너지부터 운송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보비세 CEO는 이 기금으로 "100억달러(약 15조원) 상당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첫 번째 마감은 올해 상반기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 아프리카 지역 전력 공급에 수십억 달러 투자 모색
세계은행 역시 아프리카 지역 전력 공급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4월부터 ‘미션 300 (Mission 300)’이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인구의 약 절반인 5억7000만 명이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이는 교육을 제한하고, 고용을 억제하며, 인구의 70%가 30세 미만인 지역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4월 당시 “전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에서 인구 배당 효과를 끌어내는 열쇠”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과 민간 투자자들이 약 850억달러(약 124조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3억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방가 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탄자니아의 상업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서 열린 ‘미션 300 아프리카 에너지 서밋’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 건강, 교육, 그리고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노동인구가 비노동인구보다 많아지는 인구배당효과가 생겨날 것"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 않다면 10년, 12년, 15년 후에 희망도 낙관도 없는,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이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및 기타 파트너들은 아프리카 국가에 보조금과 절충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 대가로 수혜국 정부가 규정을 변경하고 민간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와 콩고 민주 공화국을 포함한 국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12개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필요한 규모를 설명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이 두 나라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각각 첫 번째,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그리드 확장, 미니 그리드 및 태양광 홈 시스템과 같은 오프 그리드 기술을 통해 전기 접근성을 높이려면 1150억달러(약 167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6개월 이내에 10~12개국이 자체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방가 총재는 세계은행의 국제개발협회(International Development Association)가 이 프로그램에 300억~400억달러(약 44조~58조원)를 제공하고 IMF가 추가로 100억~200억달러(약 15조~29조원)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AfDB가 80억~100억달러(약 12조~15조원)를 지출할 수 있으며, 추가로 100억~150억달러(약 15조~22조원)가 민간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총비용에 대한 정확한 추산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방가 총재는 세계 은행의 최대 주주가 미국이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변화, 즉 외국 원조 프로그램의 일시적 동결과 보다 내향적인 정책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이 위협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자국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자국 제품과 지적 재산권, 그리고 자국의 기술에 대한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결국 불법 이주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