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번지·카길, 바이오연료 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갈등에 직격탄
- 미 곡물업계, 구조조정 확대… 번지·카길도 타격 - 바이오연료 세액 공제 모호성, 업계 투자 위축 - 무역 갈등과 공급 과잉, 곡물업계 부담 가중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가 실적 부진과 바이오연료 정책 불확실성, 무역 갈등 영향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ADM가 최대 7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향후 3~5년간 최대 7억5000만달러(약 1조866억원)의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ADM은 미국 최대 곡물 기반 에탄올 생산업체 중 하나로, 마라톤(Marathon) 등 주요 바이오연료 제조업체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미 곡물업계, 구조조정 확대… 번지·카길도 타격
바이오연료 세액 공제 모호성, 업계 투자 위축
경영난은 ADM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글로벌 농업·식품기업 번지(Bunge)의 4분기 조정 이익은 주당 2.13달러(약 3090원)로 예상치(2.24달러, 약 3250원)를 밑돌았다.
번지는 2025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7.75달러(약 1만1200원)로 제시했다. 이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바이오연료를 생산·공급하는 세계 최대 곡물기업 카길(Cargill)도 2024년 12월 전 세계 직원의 5% 감원을 발표했다.
미 곡물업계가 직면한 주요 난관은 무역 갈등, 바이오연료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곡물 가격 하락 등이다. 번지 최고경영자(CEO) 그렉 헥먼은 "무역 갈등과 바이오연료 정책 불확실성으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미국 재무부는 바이오연료 세액 공제(45Z) 지침을 발표했으나, 업계는 실망감을 표명하며 투자를 보류 중이다. 지침에 공제 적용 대상 연료와 생산 방식의 구체적 계산법 등 명확한 세부 규정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미국 재생연료협회(RFA) 제프 쿠퍼 대표는 해당 지침이 "생산업체들이 원하는 수준의 확실성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보다 단가가 높은 바이오연료의 생산·사용 촉진에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비용은 일반 항공유의 3~5배로, 세금 공제 없이는 사실상 생산이 어렵다.
무역 갈등과 공급 과잉, 곡물업계 부담 가중
곡물업계의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은 원자재 공급 과잉과 무역 갈등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24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이 역대 두 번째인 3억857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과잉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무역 갈등으로 주요 소비국 중국이 미국산보다 브라질산 곡물을 선호하면서 미국 곡물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 수입품에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DM CEO 후안 루치아노는 "미국 농산물 구매 상위 3개국인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광범위한 관세 보복을 단행할 경우 ADM의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도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산 제품 관세를 한 달간 유예했으나, 중국에 대한 10% 관세는 예정대로 4일(현지시각)부터 시행됐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미국산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일부 제품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발표했지만, 미국산 농산물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의 보복 관세는 오는 2월 10일부터 발효된다.
로이터는 바이오연료 세액 공제 지침의 상세 내용이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정책이 명확해질 경우 곡물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