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석탄 수입 신기록…석탄 화력 발전 비중도 최대

- 석탄 화력 발전소, 2024년 1월~10월 베트남 전력 생산의 50%를 담당 - 베트남 전력 수요, 2018년-2023년 27% 증가

2025-02-12     유인영 editor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 임팩트온

베트남이 2024년 발전용 석탄 수입을 30% 이상 확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1일(현지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2024년 베트남의 석탄 수입 증가율(31%)은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11%)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탄 수입 증가율(10%)을 기록한 지역이 됐다. 

 

석탄 화력 발전소, 2024년 1월~10월 베트남 전력 생산의 50%를 담당

석탄은 현재 베트남 최대 발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원자재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베트남의 석탄 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31% 증가한 4400만톤에 달했다. 지난해 글로벌 석탄 수입량이 10억1000만톤으로 1% 증가한 것을 크게 상회한다. 

베트남의 석탄 화력 발전소는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체 전력 생산의 50%를 담당하며 2020년 이후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해당 기간 베트남의 석탄 발전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국가 전체 전력 공급량도 10%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석탄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기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인 발전설비 용량은 약 11.6기가와트(GW)에 달하며, 이 중 석탄과 가스 발전이 각각 약 4GW씩 증가할 예정이다. 태양광·풍력·수력 발전은 총 3.7GW가 추가될 계획이다. 석탄과 가스 발전 용량이 건설 중인 총 용량의 약 68%를 차지하는 만큼, 건설이 완료되면 베트남의 화석 연료 발전 비중은 현재 약 51%에서 53.3%로 증가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의 총 발전설비 용량은 약 70GW 수준으로, 이 중 석탄이 39%(27.2GW)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력(21%, 14.7GW), 태양광(19%, 13.1GW), 천연가스·석유(12%, 8.1GW), 풍력(9%, 6.5GW) 등이 뒤를 잇는다. 

운영 중인 발전설비 용량(좌), 건설 중인 발전설비 용량(우) /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베트남 전력 수요, 2018년-2023년 27% 증가

현재 동남아시아의 발전설비 용량 중 화석연료 비중은 71%에 달하며, 신규 건설 중인 발전 설비 중에서도 60%가 화석연료 기반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석탄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석탄 발전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는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 속도와 맞물려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인구는 각각 1억 명을 넘어서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5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평균 경제성장률(3.2%)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2018년 이후 연평균 5.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이 중국에서 베트남 등으로 이동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트남은 글로벌 교역 네트워크와 제조업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며 중국을 대체할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조업 생산량 증가에 따른 전력 소비 급증으로 현지 전력업체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 발전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

엠버에 따르면, 베트남의 전력 수요는 2018년과 2023년 사이 27% 증가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23%)와 필리핀(12%)을 능가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는 최근 수년간 전력 공급망에 부담을 가중시켰으며, 특히 폭염 시 냉방 수요 급증으로 잦은 정전이 발생했다.

베트남의 에너지 기업들은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발전설비를 확충하고 있으며, 당분간 석탄 중심의 전력 생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2030년 이후부터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 발전 용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제 성장과 함께 석탄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