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맥쿼리 NZBA 탈퇴...글로벌 금융권 '넷제로 이탈' 가속

- 맥쿼리, "기후전략 이행 중"...NZBA 탈퇴 사유는 함구 - 골드만삭스 시작으로 북미 금융권 줄탈퇴...캐나다 은행들도 동참

2025-02-12     홍명표 editor
 호주의 거대 금융그룹 맥쿼리 그룹의 홈페이지.

호주 금융그룹 맥쿼리(Macquarie Group)가 유엔 산하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맥쿼리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의 11월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북미 은행들의 잇따른 NZBA 탈퇴에 동참한 것이다.

NZBA는 마크 카니(Mark Carney)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설립한 유엔 후원 이니셔티브다. 2021년 출범 이후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독려해왔다.

 

맥쿼리, "기후전략 이행 중"...NZBA 탈퇴 사유는 함구

맥쿼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년 이상 공공·민간 부문과 협력하며 에너지 전환과 기후 솔루션 발전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맥쿼리는 재생에너지, 배터리, 수소, 지속가능 항공연료 등 신기술 투자와 농업·폐기물·운송·부동산 분야의 배출 감축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그린투자팀과 맥쿼리자산운용(MAM)의 수탁자본을 결합해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MAM 그린투자 자산의 단계적 이전과 기후솔루션 펀드 모집을 진행 중이다.

맥쿼리는 성명에서 "2022년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2023년 업데이트했다"며 "이 원칙은 고객·정부·규제기관의 요구에 맞춰 기후전략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더 이상 NZBA 회원으로 남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 요구사항에 따른 계획·보고 업데이트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년 5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진행상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맥쿼리의 이번 탈퇴는 트럼프 당선 이후 북미 은행들의 NZBA 탈퇴 움직임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탈퇴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시작으로 북미 금융권 줄탈퇴...캐나다 은행들도 동참

12일 현재 기준 NZBA 웹사이트에 따르면 44개국 134개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호주 4대 은행인 웨스트팩(Westpac), ANZ그룹홀딩스(ANZ Group Holdings), 커먼웰스뱅크(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National Australia Bank)는 연합에 잔류하고 있다. HSBC, 바클레이즈(Barclays), 도이치뱅크(Deutsche Bank), DBS뱅크 등도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NZBA 회원수 현황 / UNEP Finance Initiative 홈페이지

최근 탈퇴한 주요 기업을 보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지난해 12월6일 첫 탈퇴를 선언했다. 이어 웰스파고(Wells Fargo), 시티그룹(Citigroup),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JP모건(JP Morgan)이 연이어 탈퇴했다.

캐나다에서는 TD뱅크, 뱅크오브몬트리얼(Bank of Montreal), 캐나다국립은행(National Bank of Canada), 캐나다제국상업은행(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 CIBC가 지난달 연합을 탈퇴했다.

금융기관 외에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또한 'Net Zero Asset Managers' 이니셔티브에서 탈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ESG 투자 입장 후퇴로 해석한 바 있다. 

시장분석기관 마켓포스(Market Forces)의 카일 로버트슨(Kyle Robertson) 수석 애널리스트는 "그린뱅크를 자처하던 맥쿼리가 미국 대형 은행들을 따라 글로벌 기후목표를 약화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