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트럼프발 매도세 속 녹색에너지 저가 매수 나서

2025-02-13     유인영 editor
코너 테츠키 브룩필드 사장 / 브룩필드 홈페이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Brookfield)가 태양광과 풍력 부문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찾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된 반응이라는 판단에서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기후금융의 거장인 마크 카니가 의장으로 있는 캐나다 기반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브룩필드의 코너 테스키(Connor Teskey) 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공모시장과 사모시장의 가치 평가 차이가 매우 크다"며 "상장된 재생에너지 기업 중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브룩필드는 현재 1260억달러(약 183조원) 규모의 재생 에너지와 저탄소 투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美 정부의 태양광·풍력 산업 위협 과장됐다 판단

브룩필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 부문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석유·가스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계획이다. 테스키는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해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력 수요가 워낙 급증하고 있어 기업들은 모든 형태의 발전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는 낮은 비용 경쟁력 덕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이후 퍼스트솔라(First Solar), XPLR 인프라스트럭처(XPLR Infrastructure), 베스타스(Vestas Wind Systems) 등 상장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에 해상 풍력 프로젝트 승인을 전면적 일시 중단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지급을 보류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투자자들은 미국 내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의 전망이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성장, 산업화,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오히려 미국 내 전력 수요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대형 기술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청정 에너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오엔·오스테드 자산 인수 및 MS와 대규모 계약 체결

브룩필드는 지난해 프랑스 재생에너지 기업 네오엔(Neoen)의 지배지분을 인수했으며, 덴마크 풍력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Ørsted)가 보유한 영국 내 대형 풍력발전소 4곳을 매입했다.

브룩필드의 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은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용으로 10.5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은 100억달러(약 15조원)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동안 브룩필드는 총 290억달러(약 42조원)의 신규 투자 자금을 유치했으며,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인해 브룩필드의 4분기 수수료 기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신규 투자 자금 중 35억달러(약 5조원)는 에너지 전환 투자에 초점을 맞춘 두 번째 펀드에 유입됐다. 해당 펀드는 상반기 중 마감될 예정이며, 2022년에 조성된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첫 번째 펀드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편, 브룩필드는 이달 초 본사를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이전하며 주주 기반 확대와 S&P 500 지수 편입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