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사회 82%, 사회 문제에 경영진 침묵 요구…트럼프 눈치보기?
미국 기업 이사회가 경영진의 사회·정치적 발언을 더 큰 리스크로 인식하며 침묵을 강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사회 교육 전문 기관인 코퍼레이트 보드 멤버가 딜리전트 인스티튜트, FTI컨설팅과 함께 발표한 '2025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상장기업 이사 85%가 “양극화된 현재의 정치와 사회적 분위기에서 경영진의 사회 문제에 관한 발언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2017년 71%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사회 안건에서 ESG 이슈, 성장·재무에 밀려
이사회는 ESG보다 전통적인 경영 현안에 무게를 뒀다. 2025년 최우선 과제로 ▲성장(76%) ▲재무 구조 개선(50%) ▲M&A(37%)를 꼽은 반면, 지속가능성 전략은 11%에 그쳤다.
이사회 안건의 우선순위도 비슷했다. ▲성장 전략(78%) ▲M&A(47%) ▲CEO 승계(43%)가 상위를 차지했고, 환경·지속가능성은 7%에 불과했다.
또한, 새 이사를 임명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면 환경과 지속가능성, 기후 전문성을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응답한 이사는 2%였다.
응답 기업의 비중은 ▲중견기업(33%) ▲신생기업(27%) ▲소기업(26%) ▲대기업(14%) 순이었고, 응답자 72%는 사외이사였다.
CEO 입단속하는 이사회...사전 승인 필수
이사회는 경영진 발언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1%가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대표해 발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문화된 정책이 있다"고 답했고, "명문화된 정책은 없지만 내부 관행으로 정착됐다"는 응답도 38%였다.
이사회의 통제 의지도 강화됐다.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2017년 22%에서 18%로 줄었다. 대신 "잠재적 리스크가 있는 발언은 이사회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1%를 차지했다.
CEO들의 침묵도 뚜렷해졌다. 논란이 된 이슈에 대해 "발언한 적 없다"는 응답이 2017년 64%에서 84%로 급증했다. 기업 대표의 자격으로 한 발언은 8%에서 9%로 소폭 늘었으나, 개인 자격으로 한 발언은 10%에서 6%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