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너지부 장관, 영국 기후 목표 저격…"2050 넷제로는 사악한 목표"

2025-02-19     송준호 editor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영국의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사악한 목표"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디스모그는 17일(현지시각)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세계 2위 프래킹 기업 리버티에너지의 CEO와 300개 이상의 석유·가스 기업을 대표하는 서부에너지연합(WEA)의 이사를 지낸 바 있다.

라이트 장관은 17일(현지시각) 런던 동부의 엑셀센터에서 열린 '책임 있는 시민을 위한 연합(The Alliance for Responsible Citizenship, 이하 ARC)' 행사에서 “이 목표를 공격적으로 추구해 온 이 나라는 어떠한 이익도 얻지 못했으며, 오히려 엄청난 비용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ARC는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이 2023년 창설한 단체다. 출범 시기에는 기후 회의론자들을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인터뷰 대상자로는 “기후변화는 조작된 합의”라고 주장한 미국의 기후학자 주디스 커리, 덴마크의 비욘 롬보르 교수, 화석연료 전문 작가인 알렉스 엡스타인 등이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ARC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ARC 유튜브 채널

 

英 넷제로, 막대한 비용만 초래'...화석연료·원자력 확대 강조

라이트 장관은 영국의 넷제로 정책에 대해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무리하게 추진해 막대한 비용만 초래했다"며 "이는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자국민을 가난하게 만드는 망상"이라고 혹평했다. 

장관은 "기후 집착자들은 기후 데이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정부 권력을 키우고 인간의 자유를 축소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1월 링크드인에 올린 영상에서 "기후 위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연설에서도 "지난 100년간 극단기후로 인한 사망자 수는 급감했다"며 "우리는 극단기후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겁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는 "현재 세계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이 에너지원의 생산과 수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 중단 조치 해제와 원자력 규제 완화를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주 루이지애나주의 커먼웰스 LNG 수출을 승인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호주가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을 공급하는 주요국이 되기를 바란다"며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 ARC 콘퍼런스 대거 참석

기조 연설을 맡은 조던 피터슨 교수/ARC 유튜브 채널

이날 ARC 콘퍼런스에는 기후변화 대응에 회의적인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영국 보수당 대표 케미 바데녹, 미 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 학계에서는 콘퍼런스 설립자인 조던 피터슨이 연사로 참여했다.

디스모그가 입수한 참석자 명단에 따르면, BP, 코크(Koch), 발레로 에너지, 에너지 트랜스퍼 등 석유·가스 기업의 임원들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ARC는 UAE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레가툼그룹과 영국의 헤지펀드 마셜웨이스의 창립자 폴 마셜이 후원하는 단체다. 마셜은 2023년 ARC에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투자했으며, 그의 헤지펀드는 2023년 6월 기준 셰브론, 셸, 에퀴노르 등 화석연료 기업 주식 180만파운드(약 32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디스모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