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국내 ESG 금융, 5년 새 213% 성장… 공적 금융이 견인

국민연금 책임투자 1735% 급증, 민간 부문 확대는 과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민병덕 국회의원실, ‘2023 한국 ESG금융백서’ 발간

2025-02-19     이재영 editor

국내 ESG 금융 규모가 지난 5년간(2019~2023년) 213% 증가하며 188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민병덕 국회의원실이 발간한 ‘2023 한국 ESG 금융백서’에 따르면, ESG 금융의 성장은 ‘ESG 투자’, ‘공적 금융’, ‘국민연금’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백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ESG 금융 규모는 1882조8000억원(156개 응답기관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610조원에서 2021년 1000조원을 넘어선 후 5년간 213%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 금융자산(7129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ESG 금융 비중은 여전히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연도별 ESG금융 잔액 성장 추이(단위: 조원)

 

공적 금융이 성장 주도… 민간 ESG 금융 146% 증가

ESG 금융의 성장세는 공적 금융이 견인했다. 공적 금융 규모는 2019년 417조5000억원에서 2023년 1430조6000억원으로 242.7% 증가하며 전체 ESG 금융의 76%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책임투자가 2019년 32조원에서 2023년 587조2000억원으로 1735% 급증하면서 ESG 금융 확대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는 2019년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한 이후 ESG 금융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2022년 ‘책임투자 자산군 확대 지침’을 통해 해외 직접 투자 주식까지 포함하면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ESG 워싱(위장 환경·사회 책임 투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SG금융 유형 분류기준 및 비중(2023년 말 기준)

민간 금융기관의 ESG 금융 규모도 성장했으나 공적 금융과의 격차는 여전했다. 2019년 대비 146.3% 증가하며 꾸준히 확대됐지만, 2023년 말 기준 452조2000억원으로 여전히 공적 금융(1430조6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민간 부문의 ESG 금융 확대를 위해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남영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책임연구원은 “민간 금융기관들도 ESG 목표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외부 리스크와 내부 역량 부족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ESG 금융 목표 설정을 위한 명확한 정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녹색여신 관리지침 등 현행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영호 이사장은 “최근 반-ESG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ESG 금융을 장기적 관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덕 국회의원도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마중물로서 ESG 금융이 더욱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