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AI 기반 기상 예측 시스템 도입…15일 예보 정확도 향상 기대

- AI 기반 기상 예측, 기존 물리 기반 방식보다 20% 정확도 향상 - 태양 복사량·풍력 터빈 높이 풍속 예측…재생에너지 산업 활용

2025-02-26     유인영 editor
AIFS 개요 / ECMWF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상 예측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가 기존 예보 모델을 뛰어넘는 AI 기반 예측 시스템(Artificial Intelligence Forecasting System, AIFS)을 도입해, 최대 15일 후의 기상 변화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ECMWF는 AIFS이 전 세계 누구나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CMWF의 플로랑스 라비에(Florence Rabier) 사무총장은 “AIFS의 운영이 기상 과학과 예측을 혁신할 것”이라며 “현존하는 머신러닝 기술 중 가장 광범위한 기상 변수를 활용한 예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I 기반 기상 예측, 기존 물리 기반 방식보다 20% 정확도 향상

AIFS은 지난 18개월간의 실험 과정에서 기존 물리 기반 예보 방식 대비 주요 예측 항목에서 약 20%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열대성 사이클론의 이동 경로를 기존보다 12시간 더 앞서 예측할 수 있어, 극한 기상 현상에 대한 추가 대응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ECMWF의 예보 책임자인 플로리안 파펜버거(Florian Pappenberger)는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급등하며 2024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유럽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ECMWF는 이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분석하고 공공의 인식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편, AI 기반 중기 기상 예측 시스템은 ECMWF뿐 아니라 구글 딥마인드의 '젠캐스트(GenCast)'와 '그래프캐스트(GraphCast)', 화웨이의 '팡구웨더(Pangu-Weather)',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FourCastNet)', 중국 푸단대와 상하이과학지능연구원(SAIS)이 개발한 '푸시(FuXi)' 등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들 모델은 모두 ECMWF가 지난 40년간 구축한 기상 관측 데이터를 학습해 개발됐다. 

AI 기상 예보 시스템 간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변수와 분석 기간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ECMWF 측은 AIFS이 온도, 강수량, 풍속 예측뿐만 아니라 태양 복사량과 일반적인 풍력 터빈 높이인 100m 높이의 풍속까지 예측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산업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 복사량·풍력 터빈 높이 풍속 예측…재생에너지 산업 활용

ECMWF의 예보는 무료로 공개되지만, 태풍 경보와 같은 전문적인 기상 경보는 각국 기상청이나 민간 기상 서비스 업체가 담당한다. ECMWF는 유럽 각국의 기상청과 협력해 AI 기반 기상 예보의 오픈소스 기술 프레임워크인 '아네모이(Anemoi)'를 개발했으며, 이는 구글 딥마인드의 그래프 신경망(GNN) 기술과 동일한 구조를 채택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디렉터 피터 바탈리아(Peter Battaglia)는 “ECMWF가 AI 기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점이 인상적이며, 이번 공개 모델이 기상 예측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CMWF는 향후 공간 해상도를 더욱 높이고, 단일 예측 방식에서 벗어나 50개의 예측을 동시에 생성하는 ‘앙상블 예측(ensemble forecasting)’ 기법을 도입해 예측 신뢰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영국 기상청(UK Met Office)의 AI 최고책임자인 커스틴 데일(Kirstine Dale)은 “AI 기반 데이터 예측과 기존 물리 모델을 결합해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강수량과 풍속의 예측은 6~7일, 기온 예측은 최대 14~15일까지 가능하다. ECMWF는 “AI 모델이 물리 기반 모델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요소를 데이터에서 찾아내 예측 기간을 더욱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