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탄소 중립’ 광고, 법적 공방으로… 美 소비자들 집단 소송

- 소비자들, 애플 탄소 중립 주장에 의문 제기 - 애플, 탄소 감축 노력 강조... 기존 입장 유지

2025-03-04     홍명표 editor

미국 소비자들이 애플워치 시리즈 9, SE(2세대), 울트라 2 모델을 상대로 그린 워싱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샌호세 연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에서 원고들은, 애플의 탄소 중립 주장을 믿고 제품을 구매했으나, 실제로는 탄소 중립이 아니었다면 구매를 재고했거나 더 낮은 가격을 지불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양한 애플 와치 이미지./홈페이지.

 

소비자들, 애플 탄소 중립 주장에 의문 제기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워싱턴 D.C. 거주 소비자 7명은 애플이 탄소 중립을 위해 의존한 두 개의 탄소 상쇄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케냐의 츄루 힐스(Chyulu Hills) 프로젝트는 1983년부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이미 보호받고 있었고, 중국의 기난(Guinan) 프로젝트 역시 2015년 시작 당시 상당 부분이 이미 산림화된 상태였다.

소장에서도 "두 경우 모두 애플의 개입과 무관하게 탄소 감축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애플의 탄소 중립 주장은 이러한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정당성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허위이며 소비자를 오도할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또한 원고들은 애플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마케팅이 소비자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전미 소매업 연합(National Retail Federation)과 IBM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소비자의 70%가 제품 구매 시 친환경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탄소 감축 노력 강조... 기존 입장 유지

반면, 기술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애플 대변인 션 레딩(Sean Redding)이 이메일을 통해 소송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애플의 탄소 감축 노력을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애플은 2023년 9월 애플워치 시리즈 9, SE(2세대), 울트라 2를 출시하며, 특정 케이스와 밴드 조합의 제품이 자사의 첫 탄소 중립 제품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재생 에너지 사용 ▲재활용 소재 확대(케이스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 적용) ▲섬유 기반 포장재 도입 ▲항공 운송을 줄인 물류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배출량을 75%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나머지 25%의 배출량을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통해 보완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한 모든 사업 영역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4년 10월에는 맥 미니(Mac Mini)도 탄소 중립 제품으로 출시하며 탄소 저감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업체 클라이밋 소셜(Climate Social) 대표 마리사 로젠(Marissa Rosen)은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마케팅할 때 신중해야 하며,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감축 노력과 투명한 데이터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평판 및 규제 대응 전문가인 다니엘 체린(Daniel Cherrin) 또한 "탄소 중립을 주장하는 기업들은 독립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며, 명확한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은 금액이 명시되지 않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한편, 애플이 애플워치 모델을 ‘탄소 중립’으로 홍보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금지 명령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