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코발트 수출 4개월 중단… 글로벌 공급망 충격

- 코발트 가격 급락…콩고, 강력한 개입 나서  - 중국, 코발트 공급망 타격… 배터리 업계 영향 불가피 - 미국·유럽, 코발트 의존도 낮추기 위한 대응 가속

2025-03-04     김환이 editor

콩고민주공화국(DRC)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코발트의 공급 과잉을 조절하기 위해 향후 4개월간 수출을 중단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공급의 약 75%를 차지하는 국가로, 3개월 후 수출 금지 조치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콩고민주공화국(DRC)이 코발트의 공급 과잉을 조절하기 위해 향후 4개월간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언스플레시

 

코발트 가격 급락…콩고, 강력한 개입 나서 

콩고민주공화국 전략광물물질시장규제감독청(Arecoms)은 성명을 통해 "불법 채굴과 무분별한 수출로 인해 코발트 가격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지난 2월 22일부터 발효됐다. 

캐나다 몬트리올은행(Bank of Montreal)의 투자 부문인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 애널리스트 조지 헤펠(George Heppel)은 "콩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단기적으로 코발트 가격을 급등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시장 리서치업체 패스트마켓(Fastmarkets)은 일부 생산업체들은 "사전 통보 없이 수출 중단이 단행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 리서치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콩고의 2024년 코발트 생산량은 24만4000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코발트 가격은 파운드당 9.5달러(약 1만3800원)로 2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수산화 코발트 가격도 6달러(약 8700원) 이하로 하락했다. 

콩코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 대형 광산기업 CMOC 그룹(China Molybdenum Co., Ltd.)의 생산량 확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MOC 그룹의 2024년 코발트 생산량은 10만1165톤을 기록,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CMOC는 지난 1월 2025년 목표 생산량을 12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지 헤펠 애널리스트는 코발트가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인 만큼, 이번 수출 중단 조치가 글로벌 제조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파트릭 루아베야 규제감독청장은 성명을 통해 "수출은 중단되지만 생산은 계속될 것"이라며 "생산업체들은 향후 수출 재개를 기다리며 광물을 계속 채굴해 비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코발트 공급망 타격… 배터리 업계 영향 불가피

콩고 정부의 수출 중단 조치는 전 세계 코발트 정제의 80%를 담당하는 중국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콩고에서 대량의 원광을 수입해 정제하는 구조로, 전 세계 코발트 광산 생산량의 약 3분의 2가 중국 기업 소유다.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코발트 중간재 수입량은 전년 대비 64.6% 증가한 약 18만8000톤을 기록했다.

원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배터리 생산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글로벌 전기차 및 첨단 기술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살제로 패스트마켓은 "현재 중국 내 코발트 재고가 있지만, 현 수준의 정제 속도가 유지된다면 수출 금지가 지속될 경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패스트마켓이 인용한 한 거래업자는 "코발트 생산 자체는 계속되므로, 수산화 코발트의 공급만 4개월간 일시적으로 차단되는 효과가 있을 뿐"이라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거래업자는 "현재 해상으로 운송 중인 물량과 중국 내 기존 재고만으로는 장기적인 공급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유럽, 코발트 의존도 낮추기 위한 대응 가속

한편 미국과 유럽은 코발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대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코발트 재활용 및 자체 채굴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전체 코발트 소비량의 6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원광이 콩고에서 채굴된 후 노르웨이, 캐나다, 핀란드, 일본 등에서 정제된다.

한편, 인도네시아, 미국, 캐나다 등도 코발트 공급을 확대하며 주요 대체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2위 코발트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2024년 3만1000톤을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했다.

연간 채굴 코발트 생산량 / 아거스 미디어

원자재 전문 매체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 애널리스트 토마스 카바나(Thomas Kavanagh)는 "콩고의 수출 중단은 인도네시아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