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NZBA 탈퇴 사례… 미쓰이 스미토모, 기후 금융 방향 재조정

- 미국ㆍ캐나다 이어, 일본에서도 탈퇴 사례 잇따라…  - NZBA 탈퇴, 금융권의 새로운 기후방향 모색? 기후대응 노력 후퇴?

2025-03-05     김환이 editor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SMFG)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은행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 탈퇴할 예정이라고 닛케이 신문과 교도통신이 지난 4일 보도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캐나다 은행, 호주 맥쿼리 등이 NZBA를 잇따라 탈퇴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첫 이탈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SMFG) 로고 / SMFG

NZBA는 2021년 4월 UN 주도로 출범한 기후 이니셔티브로, 은행의 대출·투자·자본시장 활동을 2050년까지 순탄소 배출 '제로'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NZBA 활동을 '기후 카르텔'로 비판하고 있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미국ㆍ캐나다 이어, 일본에서도 탈퇴 사례 잇따라… 

현재 NZBA에 가입한 일본 금융사는 총 6개사이며, SMFG가 NZBA에서 탈퇴함으로써 다른 금융사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외부 환경 변화를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 주요 은행 중 하나인 노무라 홀딩스도 탈퇴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무라 대변인은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넷제로 이니셔티브와 관련된 전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탈퇴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SMFG의 탈퇴는 일본 금융기관 중 첫 사례로,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법적 압박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은 NZBA 활동이 미국의 독점금지법에 해당하는 반트러스트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FG는 “외부의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NZBA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탈탄소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아시아 은행들은 유럽 은행과 NZBA에 남기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럽 은행들은 엄격한 기후 규제를 받고 있어 기후 이슈 보고 의무로 인한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주요 은행들도 NZBA와 함께 하기로 밝혔으나 일본에서 첫 탈퇴 사례가 나오면서 아시아 은행들의 향후 이탈의 귀추가 주목된다.

 

NZBA 탈퇴, 금융권의 새로운 기후방향 모색? 기후대응 노력 후퇴?

대형은행들의 NZBA 탈퇴가 기후금융의 방향성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고된다.

국제금융센터 이승은·이상원 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최근 미국 대형은행들의 NZBA 탈퇴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미국 6대 대형은행이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형은행들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시 ‘깨어있는 자본주의(woke capitalism)’에 대한 공격이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제 기후 이니셔티브 참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UN이 주도하는 NZBA 기후 목표보다 유연성을 더욱 확보하고 기후 리스크를 고려한 금융 전략 자체가 변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캐나다의 4대 은행도 미국 대형은행들의 행보를 따라 NZBA에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NZBA를 탈퇴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은행들은 향후 기후 정책을 재검토 중이다.

보고서는 "금융권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들의 NZBA 탈퇴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의 후퇴를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ZBA는 이메일을 통해 “연합은 회원들이 넷제로 배출 경제로의 전환을 금융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전략적 검토를 통해 “연합이 변화하는 환경에 최적화되고, 회원들의 발전하는 요구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