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핵심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자금난으로 결국 파산 신청

2025-03-13     김환이 editor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노스볼트(Northvolt)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노스볼트

노스볼트는 유럽 전기차(EV) 산업의 핵심 배터리 공급업체로 주목받아왔지만, 지속적인 자금 조달 실패로 인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노스볼트AB 이사회가 법원의 법정관리 절차를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스웨덴 법원은 파산 관재인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스볼트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 통해 “생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내부 도전 과제들이 회사의 재정 상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지원 받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ㆍ자금난 직면 

노스볼트는 창립 초기부터 유럽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6년 설립 이후 폭스바겐,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주요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폭스바겐, 볼보,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100% 화석연료 없는 에너지로 생산된 배터리 100만 개를 성공적으로 납품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가격 상승, 자본 비용 증가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어왔다.

특히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의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량을 확대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EV 업계 전문가 샘 야페(Sam Jaffe)는 "노스볼트는 2024년 말까지 주당 5만 개의 배터리 팩을 공급해야 했으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2024년 말부터는 자금난이 가시화되면서 임금 미지급 사태까지 발생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지사가 파산 보호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후 추가 자금 조달 및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약 100여 명의 잠재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이번 파산 신청에 이르게 됐다. 

전·현직 직원들은 ▲경영 관리 부실 ▲낮은 안전 기준 ▲중국산 기계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임시 의사회 의장 톰 존스톤(Tom Johnstone)은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없었다”며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공장매각, 파산 신청 돌입했지만 장기적 관점 필요해

주요 투자자들의 철회와 스웨덴 정부의 보조금 부재로 유동성 확보에 실패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독일, 캐나다,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이 노스볼트에 대한 지원을 고려한 반면, 스웨덴 정부는 캐나다나 독일과 달리 대규모 보조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일부 주요 투자자들도 지난해 자금 조달 과정에서 철회하면서 노스볼트의 재정난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노스볼트는 최대 6개의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현재 운영 중인 배터리 공장은 스웨덴 북부 스켈레프테오(Skellefteå)에 위치한 한 곳뿐이다. 독일·스웨덴 내 공장 부지 등 보유 자산을 법정 관리 하에 곧 매각할 예정이다.

노스볼트AB, 노스볼트 Ett AB 등 5개 법인이 파산 신청 대상이 포함됐으며, 노스볼트 독일과 북미법인은 파산 신청하지 않았지만 노스볼트AB 자회사이므로 법원 지정 관리인과 그룹 채권자들이 향후 운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톰 존스톤 임시 의장은 “유럽이 자체적인 배터리 산업을 보유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마라톤이기에 모든 이해관계자의 인내와 장기적인 헌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추가적인 재정적 지원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스볼트의 주요 고객사였던 스카니아(Scania)는 이미 대체 배터리 공급업체를 확보했으며, 폭스바겐도 노스볼트 투자에서 6억 6100만 유로(약 1조400억원)의 손실을 상각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