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의류 시장 성장세 가속…2025년 360조원 돌파 전망
전 세계 소비자들이 중고 신발, 액세서리, 의류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 리세일(재판매)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Up)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2270억달러(약 332조원)에 달했으며, 전체 의류 지출의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중고 의류 시장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로 인해 신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소비자 인식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중고 거래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스레드업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제임스 라인하트(James Reinhart)는 “중고 거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한 번 중고 구매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이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 전년 대비 15% 성장
소비자들은 이제 기부 매장이나 빈티지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중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스레드업, 이베이(eBay), 포쉬마크(Poshmark) 등은 개인 간 직접 거래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자체 리세일 서비스를 구축하거나 아카이브(Archive), 트로브(Trove)와 같은 리세일 전문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트로브의 CEO 테리 보일(Terry Boyle)은 “현재 약 50개 브랜드가 트로브의 리세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2024년 하반기에만 7개 브랜드가 새롭게 추가됐다”고 밝혔다. 트로브의 고객사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 Athletica),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 등이 포함된다.
브랜드들은 리세일 사업을 기존 판매 채널과 통합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공유하는 한편, 리세일 전용 마케팅에도 투자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이 전년 대비 15% 성장했으며, 2025년 2500억달러(약 366조원)를 넘어선 뒤 2027년에는 3000억달러(약 439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경쟁력, 소비자 인식, AI 기술 등 중고 거래 활성화 견인
중고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 경쟁력이다. 소비자들은 중고 거래를 통해 고가 브랜드 의류를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신제품 의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제품 의류의 대부분이 해외, 특히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면, 중고 의류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고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고 거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명품 리세일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의 미국 CEO 사미나 비르크(Samina Virk)는 “젊은 세대는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며, 중고 제품을 사고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은 새 제품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고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같은 이유로 중고 의류를 폐기하는 대신 되팔려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에서 판매된 제품의 79%가 신규 제품 구매를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하트 스레드업 CEO는 AI 기술이 향후 중고 거래 시장을 더욱 활성화할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중고 제품 검색은 신제품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스레드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사진을 업로드하면 유사한 중고 제품을 자동으로 검색해 주는 AI 기반 기능을 도입했다.
라인하트는 “이 같은 기술적 발전이 향후 온라인 중고 거래를 신제품 구매만큼 편리한 경험으로 바꿔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