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SG 정보 요구에 증권사 불 붙었다
국민연금이 내년 2분기부터 증권사 리포트에 ESG 요소를 담으라고 요구하면서 증권사들도 본격적으로 ESG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 등 거래기관에서 기업분석보고서(기업 리포트) 작성 시 '비재무적 요인'을 함께 포함하도록 했다. 거래증권사 선정에 ESG 관련 기업이나 산업분석 보고서 발간 실적 등을 상·하반기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자본시장 참여자가 ESG 요인을 고려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도다.
국내주식 일반 거래증권사를 선정할 때 정량평가를 80점 반영하는데, 여기서 리서치 관련 항목인 리서치 정량평가(15점), 리서치 특화(5점), 리서치 정확성 평가(10점) 등에 ESG 리포트 포함 여부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ESG 정보까지 요구하면서,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에 편입되기 위해서라도 일단 ESG를 시작하고 보자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에 편입되면 안정적일 뿐 아니라 큰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에 176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수수료가 작더라도 굴리는 자산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증권사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더불어 한 번 위탁운용을 맡으면 일종의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한다. 큰 돈을 맡기는만큼 자산을 쉽게 빼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형 연기금의 거래증권사'라는 평판을 통해 해외 법인 영업 등에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대형증권사들은 ESG 주요 항목을 리포트에 함께 공시하거나 코멘트로 추가하는 등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으로선 직접 ESG 등급을 확인하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리포트에 ESG 요소를 추가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