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럽과 녹색 통상 강화…영국서 녹색채권 최초 발행
중국이 유럽에서 환경 분야 리더십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에서 사상 첫 위안화 표시 녹색국채를 발행하고, 노르웨이가 주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비공식 회의에도 참여했다. 미국이 자리를 비운 녹색 강국의 자리를 차지함과 동시에 유럽과의 녹색 통상 동맹으로 미국을 견제한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중국, 영국서 1조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
중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최대 60억위안(약 1조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녹색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가 "중국이 해외에서 이런 채권을 발행하는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월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와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진행한 중국-영국 경제·금융 회담의 결실이다. 당시 회담 성명서에는 "중국은 2025년에 위안화 표시 녹색국채를 최초로 발행하고 이를 런던에 상장할 것"이라며 "이는 영국에서 진행될 중국 녹색국채 발행 프로그램의 첫 단계"라고 명시됐다.
중국 재무부는 지난 2월 발표한 녹색국채 발행 체계를 담은 문서에서 녹색 채권을 "국내의 녹색·저탄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 자금을 유치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딩쉐샹(丁薛祥) 중국 부총리도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영국과 녹색·저탄소 발전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밀리밴드 장관은 "기후위기에 맞선 세계적 대응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기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주최, 플라스틱 협약 비공식 회의 참석…중국이 협상 성사의 열쇠
중국은 노르웨이가 주최한 플라스틱 협약 비공식 회의에도 참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8~19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콜롬비아, 이집트, 프랑스, 인도네시아, 일본, EU 등 10여 개국이 모였다.
안드레아스 비엘란드 에릭센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장관은 "주요 국가들이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좋은 전략"이라며 "다양한 국가들을 위한 유연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회의를 주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UN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오는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규모 석유화학 산업을 보유하면서도 플라스틱의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성공적인 협상의 열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협약의 최대 의제인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건에 대해서도 동의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는 이미 선두 주자다. 중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2000년부터 세계 평균을 웃돌았으며, 2019년에는 12.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는 13.3%, 유럽 OECD 국가들은 12.4%의 재활용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