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1000V 전기차 플랫폼 ‘슈퍼 E’ 공개… 5분 충전에 400km 주행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17일 선전 본사에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슈퍼 E(Super E)’를 공식 발표했다.
전기차 플랫폼이란 차량의 기본 구조와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기술적 토대로, 이번 슈퍼 E 플랫폼에서는 1000V 초고전압과 1000A 대전류를 지원해 기존 전기차 대비 충전 속도와 주행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핵심 기술로는 ‘플래시 충전’ 블레이드 배터리와 1500V급 실리콘 카바이드(SiC) 파워 칩이 적용됐으며, 이를 통해 5분 충전만으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1초 충전에 2km를 추가할 수 있는 ‘피크 충전 속도’를 구현,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BYD는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중국 전역에 4000개 이상의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18일 발표 이후 BYD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최고 6.0% 상승, 408.80홍콩달러(약 7만7000원)를 기록했다.
1,000kW 충전으로 5분 만에 400km 주행
BYD의 ‘슈퍼 E-플랫폼’은 초고속 충전을 통해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새롭게 개발된 블레이드 배터리는 10C 충전 속도를 지원하며, 최대 1000kW의 충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Tesla) 슈퍼차저(500kW)의 두 배 수준이며,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속 충전기(350kW)를 크게 앞선다.
배터리는 이온 전달 속도를 높이고 내부 저항을 줄이는 방식으로 개선됐으며, 충전소에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함께 설치되어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BYD의 초고속 충전소는 1360kW 액체 냉각 터미널과 듀얼건 충전을 지원하며, 싱글건 충전기로는 800kW, 듀얼건 충전기로는 최대 1000kW까지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왕촨푸(Wang Chuanfu) BYD 회장은 “충전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고 전기차 충전 시간을 가솔린 차량 주유 시간과 동등한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BYD가 주유소에서의 연료 충전과 동등한 충전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플래그십 모델과 첨단 기술로 경쟁력 강화
BYD는 이번 발표에서 세계 최초로 3만RPM을 넘어서는 초고속 전기 모터도 공개했다. 이 모터는 최대 3만511RPM으로 회전하며, 580kW(778마력)의 출력을 발휘해 기존 V12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성능을 갖췄다. 파워 밀도는 16.4kW/kg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BYD는 전압 등급 1500V의 신세대 실리콘 카바이드(SiC) 파워 칩을 개발해 전력 효율성을 높였다. 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최고 속도 300km/h 이상을 달성할 수 있으며, 고성능과 긴 주행거리를 동시에 확보했다.
슈퍼 E-플랫폼이 최초로 적용된 차량은 한 L(Han L) 세단과 탕 L(Tang L) SUV다. 후륜구동 모델은 500kW(670마력), 사륜구동 모델은 최대 810kW(1086마력)의 출력을 제공하며, 사륜구동 모델의 0-100km/h 가속 시간은 2.7초에 불과하다. 가격은 27만위안(약 5459만원)부터 시작한다.
차체 크기는 한 L이 5,050mm×1,960mm×1,505mm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길고, 탕 L은 5,040mm×1,996mm×1,760mm로 포르쉐 카이엔보다 큰 것이 특징이다.
두 모델 모두 BYD의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 B(God’s Eye B)’이 탑재됐다. 신의 눈 B는 라이다(LiDAR)와 레이더, 카메라를 결합해 레벨 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며, 실제 도로 테스트에서는 인간 개입 없이 중국 전역을 주행하는 성능을 보였다.
BYD는 최근 홍콩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를 연구개발(R&D) 및 해외 사업 확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15만명의 엔지니어가 배터리, 전기 모터, 전력 반도체, 자율주행 기술 등 핵심 기술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는 “테슬라가 생산 효율성 개선에 집중하는 반면, BYD는 배터리와 충전 기술 등 핵심 전기차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