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트럼프 車 관세에 “굴복 없다”…EU 강경 대응 주도

2025-04-01     송준호 edito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부터 시행하는 25% 자동차 수입 관세에 주요 자동차 수출국인 독일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31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개막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은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포춘지는 보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의 관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응해 무역보호조치를 포함한 '철강·금속 산업 행동 계획(Steel and Metals Action Plan)'을 발표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독일 연방정부

 

독일, 단호한 대응과 협력...투트랙 전략

숄츠 총리는 “만약 미국이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면, 2018년 철강·알루미늄 관세 때처럼 단합된 EU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1기 정부가 2018년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자국의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할당량을 넘어선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 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강경 대응과 함께 협상의 기회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EU는 언제나 타협과 협력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럽의 목표는 여전히 협력에 있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하벡 경제장관은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벡 장관은 "EU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가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하벡 장관은 "우리는 강인함과 자신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요르크 쿠키스 재무장관은 이미 관세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테피 렘케 환경장관은 "미국 정부의 발표가 EU가 합의한 기후목표를 의문시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렘케 장관은 "환경 기준을 낮추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관세의 영향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로 독일차 가격 급등 불가피... 소비자들 중국차로 이동할 것

미국의 관세는 독일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관세로 인해 수입차 가격이 대당 4000달러(약 589만원)에서 1만달러(약 1472만원)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수입 차량의 가격은 평균 1만2500달러(약 1840만원)까지 뛸 수 있다.

영국 물류기업 유니파트의 창업자 존 닐은 트럼프의 관세가 "중국에 대한 선물"이라며, “글로벌 소비자층이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산 대안 제품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BBC에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메리 러블리 선임연구원은 "이미 평균 가격이 4만9000달러(약 7215만원)에 이르는 신차 시장에서 더 많은 가구가 구매를 포기하고 노후된 차량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미국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것에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며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미국산 자동차를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