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브라질에서 태양광 및 육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 중단 결정

2025-04-01     김환이 editor
사진=셸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Shell)이 브라질 내 태양광 및 육상 풍력 발전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에너지 포트폴리오 재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수익성 저하와 투자 환경 악화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셸은 브라질 정부 관보를 통해 “전략에 부합하지 않거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며 “전력 포트폴리오 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및 육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 철수…

분산형 발전은 계속 운영해 재생에너지 입지 유지

셸은 브라질 중서부 및 북동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일부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 대해 운영권 철회를 신청했다. 해당 발전소는 중앙집중식 발전 설비로, 국가 전력망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다. 브라질 전력 규제기관은 해당 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브라질 재생에너지 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장은 에너지 공급 과잉, 수요 증가 둔화, 불확실한 규제 환경 등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다만 셸은 브라질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면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자회사인 ‘프라임 에너지(Prime Energy)’를 통해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자산은 지속 운영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입지를 유지할 계획이다. 분산형 발전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지역 기반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형태다.

앞서 셸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 해상풍력 둔화 흐름으로 인해 해상풍력 투자를 축소하고 전력 부문을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에는 에너지 저장, 유연한 발전, 전력 거래 등 자본 집약도가 낮고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적 파트너십에 집중해 저탄소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셸 브라질 CEO 크리스티아누 핀토 다 코스타(Cristiano Pinto da Costa)는 “프로젝트 개발 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며 “해상풍력보다 육상풍력과 태양광이 더 경쟁력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올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셸은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7.9GW 규모의 잠재 프로젝트와 브라질에서 17GW의 개발 허가를 신청했지만 공급망 병목과 비용 상승으로 인해 진행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셸은 브라질 아수(Port of Açu)항에 조성 예정이던 그린 수소 파일럿 플랜트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기 수소 공급 계약을 확보하고 높은 생산 비용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내 수소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10MW급 전기분해 플랜트는 당초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이 역시 보류됐다. 현재 셸은 상파울루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버스 차량용 에탄올-수소 전환 기술을 실험하는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브라질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 추진 계속

셸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지연되는 와중에도 브라질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산토스 분지의 가토 두 마토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FID)은 2025년 4월에 나올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하루 12만 배럴의 석유를 처리할 수 있는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및 하역 설비(FPSO)가 포함된다. 또한 2025년 중반까지 캄포스 분지에서 아리라냐 광구를 위한 탐사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셸의 북미 자회사인 ‘셸 에너지 노스 아메리카(Shell Energy North America)’ 역시 전력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존스턴(Johnston)에 위치한 609MW급 복합가스터빈 발전소를 인수하기 위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셸은 네덜란드 200MW 수전해 공장 완공에도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발전소는 6만kg의 재생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셸의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의 탈탄소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핀토 다 코스타 CEO는 “네덜란드의 200MW 수전해 플랜트 완공이 글로벌 수소 전략의 핵심”이라며, “이 공장에서 배운 경험을 토대로 향후 수소 사업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