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전환 비용 줄이는 JCM…인도·일본, 감축 크레딧 공유 체계 본격화
인도와 일본이 온실가스 감축 크레딧을 공유하는 '공동 크레딧 메커니즘(JCM)'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지속가능성 전문 매체 카본헤럴드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협약은 인도의 청정에너지 비용 감축, 일본의 기후변화 노력 이행을 목표로 한다. 양국은 향후 2개월 내 협력 각서(MoC)에 서명할 예정이다.
JCM,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탄소감축 협력 모델
JCM은 파리협정 제6.2조에 따른 양자간 탄소 상쇄 메커니즘이다. JCM이 체결되면 일본 기업들은 인도에 첨단 탄소감축 기술을 설치, 그 대가로 탄소 크레딧을 받아 자국의 국가감축목표(NDC) 달성에 활용하거나 일본 정부에 판매할 수 있다.
국가 간 탄소 감축 협력 체계로서 JCM은, 일본 기업의 투자를 통해 선도적인 탈탄소화 기술 및 인프라의 확산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파트너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이 기술이나 자본을, 개발도상국이 실질적인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만큼, 일본의 JCM 또한 다양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환경성(MOEJ)이 운영하는 JCM 모델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실제 현장에 탈탄소 기술을 도입하는 시범사업으로, 설비 투자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의 신탁기금,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 NEDO)의 실증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재정 지원이 JCM 이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상 분야는 태양열 에너지, 그린수소,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저장장치가 포함된 재생에너지 등이다. 인도는 일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이러한 투자를 현재 자금이 부족하거나 이행 비용이 높은 분야로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몽골,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케냐를 포함해 총 29개국과 JCM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키르기스스탄(2023년 7월), 카자흐스탄(2023년 10월), 우크라이나(2024년 2월)와도 협약을 맺었다. 인도와는 2014년부터 논의를 시작했으나 복잡한 협상 과정으로 인해 지금까지 체결이 지연되어 왔다.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 메커니즘...
관건은 '이중 계상' 방지
JCM은 인도 에너지 산업의 구조 개편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의 전력 생산은 자본 비용이 낮은 석탄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일본의 보조금으로 태양열 발전소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같은 대안이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해질 수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배출량 감축을 달성하면서 자국의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영국 탄소·원자재 전문 매체 퀀텀 커모디티 인텔리전스(Quantum Commodity Intelligence)에 따르면, 일본은 2030년까지 1억 톤, 2040년까지 2억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JCM을 통해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JCM 성공의 관건은 '이중 계산(double counting)' 방지에 있다. 양국이 동일한 배출량 감축을 주장할 경우 메커니즘의 신뢰성과 기후 목표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 일본 환경성 글로벌환경국 국제탄소시장실의 이이노 사토루(Satoru Iino) 실장은 "JCM은 이미 파리협정 제6조와 일관되게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 과제로는 인도의 기술적 자립이 있다. 인도가 일본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고 확대하려면 자금 지원뿐 아니라 기술 이전,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은 올해 여름 말레이시아와 JCM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전이나 도중에 브라질과도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이노 실장은 "브라질은 이미 상당히 친환경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크레딧을 발행할 가능성이 적다"고 언급하면서도 "산림과 같은 잠재적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