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 넷제로에서 뒤처지는 항공 업계 지적

2025-04-04     유미지 editor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사무총장인 윌리 월시(Willie Walsh)가 넷제로 목표에서 뒤처지는 항공 업계의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IAT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가 정유 기업과 기타 항공 관련 기업들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며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항공사들은 지난 2021년에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로의 전환을 통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항공 연료의 2%를 SAF로 대체하고, 2030년까지 이 비율을 6%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사용 가능한 SAF가 전체 연료 수요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에 에어버스와 보잉의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항공사들의 운영 계획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 규제와 탄소 배출 공약으로 인해 항공사들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연료비는 38억달러(약 5조 53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사무총장인 윌리 월시(Willie Walsh)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사 경영진들이 목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유 기업과 제조업체는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뒤처져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항공사들, 2030년 중간목표 달성 불가능 전망

월시 사무총장은 항공업계 전체의 넷제로 진행속도가 둔화될 것이라 예측하며, 2030년까지 배출량 5% 감축이라는 중간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사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사 CEO들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유럽의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 역시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의 사용이 확대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로는 기후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월시 사무총장은 "연료업계, 항공기 제조업체, 공항 및 유럽 영공 관리 기구의 역할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유회사들이 SAF 공급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IATA에 따르면, 2050년 환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5억미터톤의 SAF가 필요하지만 2030년까지 생산될 SAF는 6300만미터톤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연료 제조업체 협회인 퓨얼스유럽 FuelesEurope)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항공기 노후화 문제도 심각

월시 사무총장은 신규 항공기 인도 지연 문제도 거론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전세계 항공기 평균 기령은 14.8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공기는 기체의 나이가 오래될수록 유지보수 비용과 연료 소모가 증가해 연료 효율성이 저하된다.

월시 사무총장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우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라고 전했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효율적인 신형 제트기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또한 공항과 유럽의 영공 관리 기구에 대해서도 “이들이 업계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항공사들의 노력에서 발생하는 후광 효과를 누릴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항을 대표하는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은 “항공업계 탈탄소화에 공정한 몫 이상을 하고 있다"라며 “IATA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항공 교통 통제 그룹인 민간항행서비스기구(CANSO)는 연료 연소를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 제로와 공역 효율성 향상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