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2024년에 화석연료 프로젝트 30조원 지원... 수익성은 "의문"

2025-04-09     김환이 editor

캐나다 정부가 2024년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기업에 역대 최대인 296억 캐나다달러(약 30조8400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 전국 전력망 확장 및 개선 비용으로 추산되는 240억달러(약 25조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TMX 프로젝트에 21조원 집중... 전력망 개선 비용보다 많아 

캐나다 환경보호단체 환경디펜스 캐나다(Environmental Defence Canada)가 7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보조금은 정부 보조금, 세금 감면, 대출, 대출 보증 등 다양한 형태로 지급되었으며, 전체 지원금 중 75억3000만달러(약 7조8200억원)는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기업에 투입됐다. 나머지 대부분은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TMX) 단일 프로젝트에 집중됐다. 

TMX는 알버타주 오일샌드 원유를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안까지 수송하기 위해 기존 송유관을 확장하여, 캐나다산 원유의 아시아 수출 확대를 목표로 추진됐다. 탄소포집과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도 최소 24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지원되었으나, 보고서는 이들 프로젝트가 수익성 불확실성으로 민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개발공사(EDC)의 연방 금융 지원 대부분도 TMX에 집중되었다. 지난 5월 EDC는 TMX에 10억달러(약 1조4800억원) 대출 보증을 제공했으며, 고금리 채무 상환과 운전자본 지원에 200억달러(약 29조5300억원)를 투입했다.

사진=환경디펜스 캐나다

 보고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하거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프로젝트에 대규모 공공자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환경디펜스 캐나다의 줄리아 레빈(Julia Levin) 부국장은 "정부가 얼마나 많은 국민 세금이 투입됐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정부 발표에 기반해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해당 자금이 TMX에 대한 신규 대출은 아니며, 고금리 채무를 저금리로 전환해 6년간 약 35억달러(약 3조65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레빈 부국장은 이 같은 조치가 2022년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 당시 재무장관이 약속한 "TMX에 더 이상 공공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파이프라인 사업 비용 급증...경제성 의문 제기돼

TMX 사업은 높은 비용과 지속적인 일정 지연으로 인해 사업성과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다. 캐나다 정부는 2018년 이 파이프라인을 74억달러(약 7조7100억원)에 매입했지만, 이후 총사업비는 342억달러(약 35조6400억원)로 급증했다. 완공은 당초 계획보다 수년 지연됐다.

환경디펜스는 "대규모 공공자금이 투입된 TMX가 실제로 계획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오일샌드 업계는 TMX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원유 수출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로이터는 TMX가 향후 3년간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송할 원유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중반, 캐나다 주요 오일샌드 생산업체 5곳은 트랜스 마운틴의 초과 비용 분담 구조와 선적 지연에 따른 수수료 체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또한 "트랜스 마운틴을 통해 아시아로 원유를 수출하는 비용이 미국 걸프 해안을 경유하는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사업 성과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환경디펜스 캐나다는 석유·가스 산업이 초래하는 오염 영향의 사회적 비용이 약 530억달러(약 55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기후변화, 건강 영향, 농업 활동 감소 등으로 인한 캐나다인의 손실을 포함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