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재무부 설문조사…일부 회사 "트럼프 관세로 이미 타격 입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관세로 일부 일본 기업이 타격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이 실시한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10%는 이 조치가 자사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은 4월 9일부터 15일까지 자동차, 철강,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총 518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일부 주문이 취소되었으며, 한 기업은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을 줄였다고 밝혔다. 관광업 기업들은 엔화 강세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담을 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운송 회사는 미국으로의 일부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또 다른 전자 회사는 생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전에 일본 최대 해운사인 닛폰유센(NYK) 역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물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일본은 지난주 미국과 공식 무역 협상을 시작하며 관세를 낮추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거듭 면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일본에는 24%의 전면 관세를 부과했는데, 지난 9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유예를 발표하면서 이달 초부터 90일 동안 10%로 인하됐다.
일본 재무상 가토 가쓰노부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회담을 가질 때 환율 문제와 관련된 긴밀한 논의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가토 재무상, 미국과 환율 문제 논의 예정
가토 재무상은 22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과 환율 문제에 관해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방문 기간 동안 추가 논의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가토 재무상은 미국에서 G20 및 국제통화기금(IMF) 회의를 포함한 일련의 회의에 일본을 대표하여 참석할 예정이다. 베센트 재무장관과의 회동 시기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일본이 무역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엔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본 당국은 지난해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다. 23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41엔(약 1428원) 선에서 거래되었으며, 달러는 엔화 대비 약 10% 하락했다.
가토 재무상은 "모두가 관세가 세계 경제와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우려에 공감하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