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력망 요금 개편 추진…재생에너지 확대 반영
지난주 새로 출범한 독일 정부가 전력망 요금 체계 개편을 위한 공식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연방네트워크청(BNetzA)은 재생에너지 확산에 부합하는 요금 체계로 전환하고, 산업계 부담을 줄이며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편에 나섰다.
현재 전력망 이용료는 독일 소비자 전기요금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독일의 전기요금은 산업 경쟁력 저하와 국가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도 전력망 이용 비용 일부를 부담”
전문가들은 “현재 요금 체계는 피크타임 수요를 줄이려는 유연한 사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으며, 가격 신호를 통해 에너지 인프라 투자 방향을 유도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청이 이날 공개한 논의 문서에는 ▲망 확충 비용 분담의 이해관계자를 확대하고 ▲피크 시간대에 따른 요금 차등화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도 전력망 이용 비용 일부를 부담토록 하는 방안이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해당 비용을 소비자가 전기요금을 통해 부담해 왔다.
또한, 전력망의 혼잡도를 반영해 요금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동적 요금제(dynamic pricing)’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전기 사용량이 아닌 연결 용량(capacity)을 기준으로 고정요금 또는 부가요금을 부과하는 방식도 제시됐다.
네트워크청은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시설(ESS)의 전력망 시스템 통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특례 규정도 검토 중이다. 관련 논의는 6월 30일까지 공공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는 전력세를 EU 기준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고 송전망 요금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력망 요금 상한제 도입을 통해 구조적 요금 안정화를 꾀할 방침이다.
태양광 최고치 vs 풍력 급감…재생에너지 발전량 10년 내 최하
한편, 독일의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은 극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독일 전역의 태양광 발전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반면, 풍력 발전은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각) 독일 전역의 태양광 발전량이 정오 직전 최대 4만7817메가와트(MW)에 달해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치 4만8780MW에 근접한 수치다.
반면, 로이터는 올해 1~4월 독일 풍력 발전량이 2017년 이후 동기간 기준 최저치인 39테라와트시(TWh)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017년 이후 독일의 풍력 발전 설비는 약 30% 증가했지만, 낮은 풍속으로 인해 발전 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1~4월 풍력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4%에서 올해 24%로 급감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독일의 청정에너지 발전량은 80TWh 미만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풍력 발전량은 일반적으로 풍속이 가장 높은 겨울과 봄에 정점을 찍는다. 여름철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지만, 태양광은 야간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어, 월간 최대 발전량 기준으로는 풍력 발전의 최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