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필립스66 이사회 4인 교체 제안…ISS, 전폭적 지지 표명

2025-05-14     고현창 editor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가 미국 정유사 필립스66(Phillips66)의 이사회 교체를 둘러싼 주주권 분쟁에서 의결권 자문기관 ISS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각) ISS가 필립스66 주주들에게 엘리엇이 추천한 이사 후보 4인 전원 선임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사회 재편 요구에 날개를 단 셈이다. 

 

ISS, "엘리엇 추천 이사 전문성·독립성 갖춰"...후보 4인 전원 지지

엘리엇은 필립스66의 지분 약 25억달러(3조4000억원)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최근 미드스트림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분할 또는 매각—을 요구하며 이사회 교체안을 제시해왔다. 

미드스트림은 원유·가스를 정제소 등으로 운송·저장하는 중간 공급망 사업이다. 엘리엇은 이 부문 효율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며, 이사회가 경영진 견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ISS는 보고서를 통해 “필립스66 이사회가 팬데믹 이후 부분 개편을 단행했지만, 핵심 산업 전문성이 결여됐으며 독립적 감독 기능도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ISS는 “엘리엇은 현 시점에서 필수적인 경험과 독립성을 갖춘 후보군을 제시했다”며 전원 선임을 권고했다.

앞서 경쟁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도 엘리엇 측 후보 4인 중 3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어, 오는 5월 21일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진영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ISS는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이사회가 일부 개편됐으나 중요한 산업 시각이 간과되었고,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할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엘리엇은 필립스66이 요구하는 경험과 독립성을 갖춘 강력한 후보군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필립스66과 엘리엇 측은 이번 권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필립스66의 이사회 구성에 대해 엘리엇은 교체 의견을 냈다. /ChatGPT 이미지 생성

 

실적 부진·전략 실패…엘리엇, 에너지 섹터 개입 지속

필립스66은 2012년 코노코필립스로부터 분사해 출범했으며, 2022년 CEO 마크 레셔(Mark Lashier) 체제 이후 수익성 개선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ISS는 “최근 수익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주가 성과는 2021년 중반 이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필립스66의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18% 하락해, 5월 12일 기준 118.68달러(약 16만원)를 기록했다.

ISS는 특히 이사회가 추진 중인 ‘통합 전략’에 대해 “장기 수익률 개선의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현재 경영진의 성과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엘리엇은 총 운용자산 700억달러(약 94조5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로, 앞서 마라톤페트롤리엄, NRG에너지, 선코어에너지, 헤스 등 다수 에너지 기업에서 이사 선임 및 구조조정을 이끌며 실적 개선을 견인해왔다.

이번 ISS의 전폭적인 지지로 필립스66을 둘러싼 주주권 분쟁은 엘리엇 측의 명확한 우위 속에 향후 경영 전략 전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