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기가스 배출 벌금으로 14달러 인상안 즉각 시행하라" 항소법원 요구

2021-03-29     김환이 editor
테슬라는 자동차제조회사에 갤런당 14달러를 배기가스 배출 벌금으로 부과한다는 기업 규정을 즉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픽사베이 

 

테슬라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연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동차제조회사에 갤런당 14달러(1만5000원)를 배기가스 배출 벌금으로 부과한다는 기업평균연비(CAFE, 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규정을 즉시 시행할 것을 미 항소법원에 요구했다. 

1975년에 처음 제정된 이 규정에 따르면, 연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배출 감축 기준을 초과한 경쟁기업들로부터 크레딧(상쇄권)을 구매할 수 있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는 기존 갤런당 5.5 달러(6000원)의 벌금을 인상해 14달러를 부과하겠다고 벌금 조정을 명령했다. 과태료 인상은 2019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는 이 규칙의 시행을 2022년까지 연기시켰다. 

테슬라는 미 항소법원에 이러한 트럼프의 조치는 "위법하다"며 "전기차 제조사들이 기준에 따라 얻는 성과급 인센티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정부 규칙을 즉시 시행할 것을 미국 항소법원에 요구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 벌금 기준은 처음 제정되었던 당시 0.1mpg당 5달러에서 1997년 5.5달러로 단 한 차례 인상되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벌금 환수 시도와 벌금 인하를 시도 했으나 이에 실패하고 2019년 미국 항소법원은 14달러의 벌금을 유지하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로이터 통신은 규칙 시행 연기로 인해 기존 배출 크레딧이 여전히 5달러로 거래되고 있어 규제 시장 가치의 약 75%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환경단체들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배출가스 기준 강화를 약속했지만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the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트럼부 행정부가 결정내린 과징금 부과 조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6개월 이내 검토가 마무리할 예정이기에 즉각적으로 규칙을 시행하라는 테슬라의 요구에 반대했다.

다른 제조사에 배출가스 크레딧을 판매하는 것은 오랫동안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2019년 네덜란드 다국적 자동차제조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와의 누적 신용거래 규모는 20억달러(2조2630억원)에 달했다. 스텔란티스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2016년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크레딧을 7730만달러(874억6495만원)에 거래했으며, 7900만달러(893억8850만원)의 벌금까지 지불했다. 

지난해 테슬라는 기록적인 차량 판매와 규제 크레딧 판매가 급증해 15억8000만달러(1조 7878억원)의 최고 수익을 올렸다. 1년 만에 2019년 5억9400만 달러(6721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시행을 늦추자 테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부당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정에 반대한다"며 “갑작스런 규제 변경은 크레딧 거래 시장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벌금 집행 규칙을 시행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행동을 취하겠지만 이전 정부가 입힌 모든 규제 피해에 대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배출 감축 규제로 인해 더 높은 금액의 금액이 즉각적으로 발효되면 크레딧 거래 금액 조정, 자동차 탄소배출 감축 조정 등으로 인해 최대 5억8100만달러(6574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뿐 아니라 지난 달 미국 15개 주도 연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더 높은 과징금 규제 도입을 연기한 것에 대해 NHTSA를 고소했다. 미국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Siera Club)과 국가자원방위위원회도 NHTSA가 자동차 산업의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벌금 부과를 지연시킨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