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자연자본 통합한 환경경제통합회계 채택... GDP 대신할 새로운 기준되나

2021-03-29     김효진 editor
유엔은 52차 통계위원회 세션에서 경제적 성과 측정시 자연자본이 경제에 기여한 바를 포괄시키는 환경경제통합회계를 채택했다./ 유엔

유엔(UN)은 3월 1일부터 개최된 52차 통계위원회 세션에서 경제적 성과 측정 시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와 반대로 경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인 환경경제통합회계(SEEA EA, System of Environmental-Economic Accounting—Ecosystem Accounting)를 채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의 기준은 GDP(국내총생산) 지표였다. 이는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며,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발전되고 성숙해지는지 측정하고 판단해주는 핵심 도구로 사용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고, 2100년 무렵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3℃ 이상 높아진다는 과학계의 지적에 따라 GDP로 경제 성장만을 강조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은 기상 측정 이후 세 번째로 무더웠다. 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2020년은 가장 더웠던 10년으로 기록되었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전 세계 폭염 수준은 계속해서 상승했다. 이처럼 몇 년 전부터 기후변화가 직접 피부로 와닿자 GDP만을 쫓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UN을 중심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유엔통계위원회는 자연자본까지 고려한 경제 보고 방안인 SEEA EA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100명 이상 전문가가 개발에 참여했고, 500명 이상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2018년 최종 개정안 검토를 거쳐 이번 통계위원회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번에 채택된 SEEA EA에는 다음 5가지 단계를 거쳐 자연자본 관련 회계 사항을 반영할 것을 권고한다.

1. 생태계 범위: 생태계 유형별로 생태계 회계 영역(예, 국가전체, 지방별, 하천 유역, 보호 지역 등)을 시간 변화에 따라 측정하여, 회계 기간 동안 그 범위의 변화 정도를 파악한다.
2. 생태계 상태: 특정 시점의 생태계 자산 상태를 파악한다. 시간에 따라 상태의 변화와 생태계 건강도에 대한 정보를 구축한다.
3. 생태계 물리적 서비스: 생태계 자산별로 물리적(physical) 서비스 공급과 더불어 가계를 포함한 경제 단위별 서비스의 사용을 파악한다.
4. 생태계 금전적 서비스: 생태계 자산별로 금전적(monetary) 서비스 공급과 더불어 가계를 포함한 경제 단위별 서비스의 사용을 파악한다.
5. 금전적 생태계 자산: 생태계 자산의 주식 및 주식 등락을 파악한다. 여기에는 생태계 파괴와 개선에 따른 회계 처리를 포함시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SEEA EA 채택을 환영하며 “이것은 우리가 자연에 가치를 두는 방식으로 변화하도록 이끌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부주의하게 환경파괴를 경제적 진보로 간주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잉어 앤더슨 (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도 “우리는 이제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tool)를 가지게 되었다”면서 “이를 통해 사람과 환경 모든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을 향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SEEA E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EEA EA는 오는 5월 중국 쿤밍에서 개최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와 더불어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회의에 상정되어 환경계획 수립과 이행 관련 의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