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덜 돌려도 전기 더 쓴다…중국 전력 수요, ‘질적 전환’ 신호

2025-05-21     이재영 editor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 조짐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각), 중국 국가통계국(NBS)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석탄 중심의 화력발전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고, 올해 1~4월 누적 기준으로는 4.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 픽사베이

 

제조업 둔화·이상기후 겹치며 전력 생산도 정체

석탄 발전이 줄면서 전체 발전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 주요 산업 수요와 기후 요인이 겹치면서 전력 생산 전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4월 전체 발전량은 7111억kWh로,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 3월(1.8%)에 비해서도 둔화된 흐름이다. 같은 기간 수력발전도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주요 원인은 쓰촨성과 윈난성 등 수력 발전 지역에서 이어진 가뭄이다. 

이번 발전량 정체는 단순한 계절적 변동만으로 설명되진 않는다. 전력 소비의 약 65%를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의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제조업 가동률을 위축시키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전력수요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5월 12일 양국이 관세 유예에 합의하기 전까지 수개월 동안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며, 중국 수출 제조업체들의 생산 조절이 이어진 바 있다. 

이상 고온도 영향을 미쳤다. 4월 한 달 전국적으로 기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난방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 역시 발전 수요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경기·기후 복합 요인으로 인해 올해 1~4월 누적 발전량 증가율은 고작 0.1%에 머물렀다.

 

EV·첨단제조가 수요 재편 주도…재생에너지 전환은 궤도 유지

전력 수요 둔화의 원인이 경기 침체와 기후 변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전통 제조업이 주춤한 사이, 전기차(EV), 첨단 장비 산업, 충전 인프라 등 고전력 기반의 저탄소 산업군이 새로운 수요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월, 중국 내 전력 소비 구조가 고부가가치 산업과 녹색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산업 내 수요 이동이 전체 수요 둔화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전력 소비 전망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실제로 중국전력기업연합회(China Electricity Council, CEC)는 2025년 전력 소비가 전년 대비 6% 증가해 10.4조k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에도 전력소비는 6.8% 늘었으며, 고부가 첨단 제조업 전력 사용은 10.3%, 신에너지차(NEV) 생산 부문은 34.3%, 충전·배터리 교환 인프라는 50.9% 각각 증가했다. 전국 충전시설은 1282만기로 49% 확대됐고,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커버리지는 98% 수준까지 올라섰다.

차이나데일리는 “재생에너지가 중국의 전력 공급을 주도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