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 프랑스, ‘탈미국’ 클린테크 스타트업 잡았다
프랑스가 연례 투자 유치 행사인 ‘추즈 프랑스 서밋(Choose France Summit)’에서 200억유로(약 31조2400억원)를 신규 투자 유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AI, 통신, 그린 수소, 순환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이 세계 주요 기업인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며 '고세율·경직된 경제'로 비판받던 프랑스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의 외교 경제 전략은 실제 외국인 투자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롱 “AI, 그린테크, 방위·안보에 더 과감히 투자해야”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은 AI, 그린테크, 방위·안보 분야에 훨씬 더 과감히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며 산업 육성의 긴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은 클린테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 위축을 전략적 기업 유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클린테크 스타트업 서크(Circ)는 세계 최초로 산업 규모의 면·폴리에스터 혼방 섬유 재활용 공장을 프랑스에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서크는 북미와 아시아 등 수십 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프랑스를 최종 낙점했다.
클린테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위축된 가운데, 유럽 내 그린 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와 금융 생태계가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추즈 프랑스 서밋’에서 프랑스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서크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코너 하트먼(Conor Hartman)은 “EU에는 녹색 산업 솔루션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고, 금융계에서는 확장 가능한 산업 솔루션을 적극 지원하는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美 대신 유럽…서크가 프랑스를 택한 이유는
EU 내 산업 로비단체 ‘클린테크 포 유럽(Cleantech for Europe)’의 빅터 반 후른(Victor van Hoorn) 국장은 “기업들이 유럽으로 이전하려면 무엇보다 자금 조달과 중요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지원 제도가 명확하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야만 기업들이 안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크는 프랑스 정부의 ‘전략산업 보증 프로그램(Strategic Project Guarantee)’을 포함해 국가 및 지역 보조금, EU 혁신펀드(EU Innovation Fund), 정의로운 전환 펀드(Just Transition Fund) 등 다양한 공공 재정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한 상태다.
프랑스는 폐기물 감축과 순환경제 관련 법률을 시행 중이며, 특히 국내 재활용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크의 공장은 섬유 생산업체가 사용 후 폐기까지 책임지는 생산자책임확대제도(EPR)를 이행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트먼 COO는 “프랑스를 선택한 데는 인센티브, 규제 환경, 저렴한 청정 에너지, 제조 역량, 숙련된 인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는 패션의 본고장이며, 패션 산업의 미래를 선보이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