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전력난 속 LNG 40~60척 도입 협상 중…최대 30억달러 규모

2025-05-27     고현창 editor

전력난에 직면한 이집트가 최대 60척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수입량은 통상 한 척당 7만~10만톤 수준으로,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30억달러(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가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에너지 트레이딩 업체 및 주요 공급국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당국은 현재까지 올해 확보한 LNG 물량이 184만톤으로, 이는 2024년 전체 계획 물량의 약 75%에 해당한다. 중유 약 100만톤 도입도 검토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결제 조건이 유연한 LNG 확보가 우선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최대 30억달러 규모 협상…이스라엘산 공급 차질도 영향

이집트의 LNG 수입 확대에는 이스라엘 가스 수입 차질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집트는 전체 가스 수입의 40-60%, 국내 소비량의 15-20%를 이스라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수출가 25% 인상을 추진하는 데다, 핵심 수입처인 리바이어던(Leviathan) 해상 가스전이 정기 보수작업에 들어가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

이 여파로 이집트의 자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지난 2월 기준 최근 9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 비료 공장들은 최소 15일간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가스는 암모니아 생산의 핵심 원료이자 열원이기 때문에, 공급이 차단되면 곧바로 비료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비료는 이집트의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산업과 외환 수지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LNG 수출국이었던 이집트가 본격적으로 LNG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 ChatGPT 이미지 생성

 

수입 전환 본격화…장기적으로 150척 필요 가능성

이집트는 지난해부터 LNG 수출을 중단하고 순수입국으로 전환한 상태다. 당초 추진하던 유럽 수출 계획도 철회했다. 에너지 당국은 2025년 수요 충족을 위해 최대 60척, 장기적으로는 150척 이상의 LNG 도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집트는 카타르, 알제리, 사우디 아람코 등 주요 글로벌 트레이딩 업체들과 수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들 업체나 국가 측에서 공식 입장이나 계약 체결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출국이었던 이집트가 수입국으로 전환한 것은 단순한 무역 구조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안보, 산업 구조, 외화 수급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