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대통령, 일본제철의 US 스틸 인수 지지…일부 통제권은 미국이 지녀

2025-05-27     유미지 editor
일본제철과 US 스틸의 파트너십이 성사됐다. / US 스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 스틸 인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양사 간 파트너십이 성사됐다.

일본제철(Nippon Steel)은 US 스틸(US Steel)에 140억달러(약 19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최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는 신규 제철소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며 대부분의 투자는 향후 14개월 내에 실행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140억달러 투자액은 당초 계약가보다 40%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병으로 미국 내 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에 투자자들은 일본제철의 오랜 인수 계획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US 스틸 주가는 21% 급등했다.

일본제철은 그간 US 스틸 인수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을 고문으로 고용한 바 있다.

일본제철과 US 스틸의 인수 소식은 2023년부터 알려졌다. 당시 기업 간 합의는 이루어졌으나 올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승인을 거부했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합병 시 중국의 바오우 스틸그룹(Baowu Steel Group)과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 이어 생산량 기준 세계 3위의 철강 생산업체로 도약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두고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인수를 뜻하는 것인지 의미가 불분명했으나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것은 투자이고, 부분적 소유권이지만 미국이 통제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과 국내 철강업체 미국에서 경쟁구도 형성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에게 이번 계약은 글로벌 확장 전략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일본제철은 US 스틸 인수 후 생산량을 현재 6300만 톤에서 8600만 톤으로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쿠텐 증권 경제연구소(Rakuten Securities Economic Research Institute)의 수석 전략가인 구보타 마사유키(Masayuki Kubota)는 보고서에서 일본제철을 언급하며 "성장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점은 엄청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제철이 기술적으로는 세계 선두주자이지만 일본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아시아 지역 경쟁이 치열해 성장 전략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거래 비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오카치증권(Okachi Securities) 투자정보실장인 모리 히로야스(Hiroyasu Mori)는 "일본제철의 사업 전개에는 긍정적이지만, 지출 증가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거론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미국 연합과 격렬한 경쟁을 펼쳐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국내 철강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내 제철소 공동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지난 3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자동차용 강판 전문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발표한 이후, 포스코가 공동 투자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