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행정부, 파이프라인 확산 정책 가속화...기업은 신규 건설 주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인프라 확장을 위해 파이프라인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파이프 관련 기업들은 시장 변동성과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며 새로운 파이프 라인 건설을 주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월, 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출 지원, 허가 제도 개혁, 환경 기준 완화 등의 지침을 내렸다. 이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미국-캐나다 간 송유관 건설 사업인 '키스톤 XL 프로젝트(Keystone XL)’, 다코타 액세스 파이프라인(Dakota Access Pipeline)과 같은 주요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재승인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정책, 노동력 부족, 저유가, 법적 문제의 위험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인한 비용이 상승해 많은 기업이 신규 건설을 꺼리고 있다. 대신 운영자들은 인수합병(M&A)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전문 플랫폼 엔베루스(Enveru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미드스트림(Midstream) 거래는 15건이 체결됐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분기별 거래 건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중점을 둔 아크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ArcLight Capital Partners)의 파트너 안젤로 아콘시아(Angelo Acconcia)는 "우리는 매수와 건설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고민해 왔다. 지금은 자산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콘시아는 관세와 공급품 및 노동력에 대한 높은 수요 등의 요인으로 인해 프로젝트 건설의 경제성을 계산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5년 지금까지의 거래에서 가장 일반적인 추세는 파이프라인 회사가 지난해 건설 초기 개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매각했던 합작 투자 지분을 다시 매수하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실제로 타르가 리소스(Targa Resources)는 지난 2월에 블랙스톤(Blackstone)으로부터 타르가 배드랜드(Targa Badlands)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우선주 지분을 18억달러(약 2조 500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MPLX는 화이트워터 미드스트림(WhiteWater Midstream)과 다이아몬드백 에너지(Diamondback Energy)가 소유했던 방글라데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지분 55%를 7억 1500만달러(약 9824억원)에 매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파이프라인 기업, 신규 건설하거나 지켜보겠다는 입장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규제와 환경 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수년간 지연되고, 이로 인해 상당한 비용이 초과됐다.
EQT(EQT Corp)가 소유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마운틴 밸리 파이프라인(The Mountain Valley Pipeline)은 지난 6월에 운영을 시작했지만 건설에 6년이 걸렸고, 초기 예산 35억 달러(약 4조8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비용이 들었다.
이러한 경제성으로 인해 신규 건설을 경계하는 회사들도 있다.
DT 미드스트림(DT Midstream)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슬레이터(David Slater)는 로이터 통신에 지난달 “헤인즈빌 분지(Haynesville basin)에서 회사의 장기 에너지 대안 계획(LEAP) 시스템을 조금씩 확장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계획을 고려하기 전에 지역 생산자들이 상품 가격 변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분석가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간을 조금 더 두고 유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부 회사는 여전히 새로운 건설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는 텍사스에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휴 브린슨(Hugh Brinson)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1단계는 2025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미즈호(Mizuho) 계열사 그린힐(Greenhill)의 에너지 투자 은행 부문 전무이사인 알리 아크바르(Ali Akbar)는 "일반적으로 매수와 건설을 비교했을 때, 건설할 기회가 있다면 실행하는 것이 수익률이 훨씬 더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이프라인과 같은 자산을 구입하는 것이 만드는 것보다 두 배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