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 산불, 오일샌드 위협…북미 산불, 더 길고 더 거세졌다

2025-06-02     유인영 editor
사진=언스플래쉬

캐나다 앨버타(Alberta)주에서 확산 중인 대형 산불이 오일샌드 채굴지까지 접근하며 하루 최대 50만배럴의 원유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월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일일 9만3000배럴을 생산하는 MEG에너지(MEG Energy)의 크리스티나 레이크(Christina Lake) 유전이 산불로부터 4km 거리에 위치해 있고, 캐나다 내추럴 리소스(CNRL)의 잭피시(Jackfish) 유전도 3~10km 이내에서 화재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시장 흔드는 기후 리스크…캐나다 원유 가격 즉각 반영

앨버타 규제 당국에 따르면, 앨버타 전역에서 총 29건의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이며, 이 중 일부는 오일샌드 주요 생산시설에서 불과 20km 이내까지 접근했다.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45만8000배럴에 이른다.

소규모 생산업체 애스펜리프 에너지(Aspenleaf Energy)는 앨버타 중부 스완힐스(Swan Hills) 화재로 인해 하루 4000배럴 규모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텍스칼 에너지(Texcal Energy) 유전도 화재 영향권 내에 포함됐다.

산불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는 캐나다산 중질유 가격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7월 인도분 캐나다산 원유(WCS)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대비 할인 폭이 배럴당 8.70달러까지 축소되며, 29일의 9.30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WCS는 품질과 운송비 차이로 인해 일정 수준의 디스카운트가 형성되지만, 공급 불안에 따라 희소성이 부각되면 상대적인 가치가 상승한다. 이는 북미 원유 시장에서 캐나다산 원유의 공급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세계 4위 원유 생산국인 캐나다는 매년 봄·여름 앨버타 북부를 휩쓰는 산불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2016년에는 포트맥머리(Fort McMurray) 북쪽의 대형 오일샌드 광산들이 산불로 폐쇄되며 하루 100만배럴 이상의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여름을 넘는 산불 시즌…기후 변화가 만든 ‘불의 조건’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운 날씨, 겨울 눈의 조기 해빙, 야간 기온 상승, 여름 강수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산불 활동을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극한 산불(extreme wildfire)은 북미와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북방림(boreal forests)과 온대 침엽수림 지역에서 피해가 컸으며, 야간 기온이 높아지면서 산불이 밤에도 꺼지지 않고 계속 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산불 시즌은 여름을 넘어서 봄과 겨울까지 확장되고 있으며, 미국, 브라질, 동아프리카 등은 과거보다 산불 시즌이 30일 이상 길어졌다.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01~2023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60%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캐나다 산불은 5개월간 지속되며 6억4000만톤의 탄소를 방출했다. 이는 독일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육박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