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시아 국가에 알래스카 LNG 판매 독려...관세 협상에 도움될까
미국 에너지부가 일본, 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제 4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초대했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이 회의에는 미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이 참여한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알래스카를 방문하는 외국 대표단에는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 인도, 아랍에미리트 대표단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알래스카에서 천연가스를 구매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국제액화천연가스수입그룹(GIIGNL)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세계 LNG 수입량은 중국이 17.6%, 일본이 16.5%, 한국이 11.3%를 차지했다.
이번 콘퍼런스의 목적은 440억달러(약 61조원)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천연가스를 주 전역으로 운송해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0년대부터 계획되어 왔지만, 이 프로젝트는 높은 비용, 엄청난 규모, 얼어붙은 알래스카 토지에 1290km 상당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한다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건설비용은 더 증가할 수 있다.
에너지부는 이들과 함께 약 50년 동안 원유를 생산해 온 프루도 베이 유전(Prudhoe Bay oil field) 현장과 가스 처리 시설 등을 방문하고, 업계 관계자와 원주민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코노코필립스(Conoco Phillips)와 힐콥 에너지(Hilcorp Energy Co.) 의 자회사들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시 관세 면제 가능성 제기돼...그러나 경제성은 부담
아시아 각국 정부는 관세 면제 가능성을 기대하며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관세 위협을 위협하면서 일본과 한국 같은 동맹국에게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촉구해왔다. 그는 “일본과 한국이 파이프라인 사업에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를 원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압력을 가해 , 에너지 안보 강화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환경단체들은 비용과 물류 문제를 들며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본 최대 LNG 구매업체인 제라(JERA)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구매 의향서’를 글렌파른(Glenfarne)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글렌파른은 국영 알래스카 가스개발공사(AGDC)의 개발 파트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매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의 무토 외무상은 일본이 파이프라인 건설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미국과 소통을 해오고 있다며, "이번에도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한국 정부는 6월 3일 대선일에 산업부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을 포함해 에너지 정책 담당 차관, 한국가스공사도 알래스카 지속가능 에너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 경제부는 지난 3월 파이프라인 사업 투자 및 구매 계약을 체결한 대만 국영에너지 회사 CPC 관계자들이 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은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알래스카 LNG가 지정학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만큼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아시아 지역으로 수입되는 LNG는 홍해를 통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 운송된다.일반적으로 최대 3주가 소요되며 파나마 운하가 막히면 운송기간이 45일~50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반해 알래스카 LNG는 빠르면 일주일 안에 한국에 도착할 수 있다. 알래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댄 설리번(Dan Sullivan)은 “한국, 일본, 대만이 알래스카산 LNG를 도입할 경우, 미국 해군이 이를 보호할 것이며 안전 역시 보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