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 의무 법안 논의 중

2021-04-02     김환이 editor
 인도 집권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의 자얀트 신하 국회의원이 2050년까지 인도가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International Monetary Fund

 

세계 최대 오염국 중국을 포함한 58개국이 탄소 중립 약속을 발표하자, 인도 정부 또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몇 달간 인도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는 '순 제로 목표를 설정하라'는 외교적 압박을 받아왔으며, 오는 22일에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배출국들에게 탄소 중립 달성을 설득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도 역시 전 세계 기후 대응 움직임에 합류하라는 요구가 커졌다.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우선 2022년부터 인도의 1000대 공기업(public companies)은 인적자본, ESG리스크, 공급망 실사, 지역사회 참여 등 지속가능성 성과 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25일(현지시각)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가 BRSR(Business Responsibility and Sustainability Report) 프레임워크의 하나로 이를 공식 채택했다. 구체적인 데이터로는 생물다양성 노출, 물과 기후위험, 폐기물 배출 관리, 남녀 임금 차이, 소비자 불만사항, CSR 지출, 이사진 활동 등이 포함된다. 현재 인도 상위 1000대 상장기업은 2011년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속가능성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는 향후 이 공시를 바탕으로 사회책임-지속가능성 지수를 만들어, 투자자 및 정부가 공공계약을 체결하거나, 금융기관의 고객 평가자료 등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1년에 비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비즈니스 및 인권가이드라인 요소를 통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인도 500대 상장사 중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2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50 넷제로" 법안 제출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인도 집권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의 자얀트 신하(Jayant Sinha) 국회의원이 2050년까지 인도가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인도 북동부 석탄 생산 지역인 하자리바그를 대표하는 자얀트 의원은 뉴질랜드의 기후법을 모델로 하여, 인도 정부는 2022년부터 5년마다 온실가스 배출 예산을 수립하고 순제로 목표 달성에 대한 진전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독립적인 '기후변화 위원회'를 창설한다는 법안을 제안했다. 기후변화위원회는 탄소 배출 관련 예산을 마련하고 예산 집행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며,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될 것이다.

자얀트 의원은 국회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민간의원이 법안이 실제 법으로 제정되는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인도의 탄소중립 선언에 대한 글로벌 압박이 계속되면서, 모디 총리와 가까운 정부 관계자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100년이 되는 2050년 또는 2047년의 순 제로 목표를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까지 지난 20년 동안 인도는 기후 변화로 인해 800억달러(90조5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는 향후 몇 년 이내 배가 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사태의 중대성을 깨달은 인도 환경부는 12월 고위 부처간 파리협정 이행위원회(AIPA)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2015년 인도 정부는 투자자, 보험사 및 기타 이해관계자에게 기후 관련 금융 위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 산하의 민간 부문 주도 이니셔티브인 TCFD(Climate Related Financial Disclosure)에 가입했다. 인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금융 기관들이 기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의무 보고하도록 하고, 공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데이터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도 했다.  

자얀트 의원의 넷제로 입장

 

하지만, 인도가 쉽게 탈석탄을 선언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6월 모디 총리는 인도 전역 210개 탄광 블록 중 41개에  대한 경매를 시작했다. 2020년 6월 모디는 41개의 탄광 블록에 인도 아다니 그룹은(Adani Group) 하자리바그 지역에 있는 곤들파라 탄광의 입찰을 따냈다. 

넷제로 법안을 낸 자얀트 의원 또한 지난해 의견서에서 "탄소 포획을 포함한 석탄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이 있어 2050년의 순 제로를 달성하면서 석탄 생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