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에라 CEO, “재생에너지 없으면 미국 전력공급 공백 현실화”

2025-06-12     유인영 editor
존 케첨 넥스트에라 CEO / 폴리티코 에너지 서밋 영상 화면

미국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천연가스·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은 단기간 내 어려우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필수적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와 폴리티코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케첨(John Ketchum)은 이날 폴리티코 에너지 서밋(POLITICO Energy Summit)에서, 향후 20년간 예상되는 전력 수요 급증은 미국을 에너지 부족 및 신뢰성 문제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으며, “재생에너지를 배제한다면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32년까지 수요 못 맞추는 천연가스·원전

케첨은 화석연료 업계가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가는 ‘가교 연료’라고 주장해 왔던 논리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그는 천연가스 및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2032년까지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첨은 현재 가스 터빈 확보 경쟁과 높은 조달 비용, 건설 인력 부족, 관세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신규 가스 발전소 가동까지 최소 7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다. 만약 재생에너지를 배제한다면, 미국은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경제 성장은 급격히 멈춰 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발전 기업인 넥스트에라는 태양광·풍력 발전소뿐 아니라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케첨은 넥스트에라 같은 기업들이 다양한 에너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넥스트에라의 임무는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게 어떤 종류이든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재생에너지이든, 가스이든, 원자력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해야 하며, 이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세액공제 폐지, 실행 불가능”

케첨은 미국이 국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인공지능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화당과 입장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이 추진 중인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철폐, 무역 규제를 통한 대중국 견제, 원자력 및 석탄산업 확대는 에너지 지배력 확보라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안과 관련해서는 ‘해외우려기관(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 조항이 중국과 관련이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어떤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점을 들어 “실행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케첨은 공화당이 제조업체가 실제로 따를 수 있는 ‘부품 단위(component level)’의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첨은 석탄에 의존하는 것도 답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 규제 강화와 값싼 천연가스·재생에너지와의 경쟁으로 고전해 온 석탄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비상 권한을 발동하는 등 광범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케첨은 트럼프의 석탄 부활 시도는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이미 많은 석탄발전소가 폐쇄되었고, 석탄에 의존하는 것은 소비자와 유틸리티 회사 모두에게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석탄은 이미 역을 떠난 기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