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투자한 ‘메탄 먹는 미생물’, 낙농장서 85% 감축 실증
아마존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낙농장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는 ‘메탄을 먹는 미생물’의 테스트에 성공했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윈드폴 바이오(Windfall Bio)는 ‘멤(mem, methane-eating microbes)’이라 불리는 미생물을 활용해 농장 분뇨 저장소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85% 이상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미생물 활용한 ‘바이오리액터’ 실증
윈드폴의 ‘멤’은 메탄을 먹고 이를 유기 비료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농가에서 판매 가능한 부산물을 생성할 수 있다. 이번 파일럿에서는 바이오리액터를 코레이아 패밀리 데어리(Correia Family Dairy) 농장의 분뇨 저장소 옆에 설치해, 멤이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메탄을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파일럿에 참여한 스트라우스 패밀리 크리머리(Straus Family Creamery)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낙농장으로, 윈드폴의 기술을 통해 유기농 인증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트라우스는 우유, 크림,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을 아마존이 소유한 홀푸드(Whole Foods)에 납품하고 있으며, 홀푸드는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스트라우스의 지속가능성·임팩트 담당 부사장 조셉 버튼(Joseph Button)은 “2030년까지 모든 낙농장에서 기후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며, 메탄 감축은 낙농업 탄소 배출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밝혔다. 버튼은 스트라우스가 보다 확장된 실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미 공급망 내 5개 농장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비료 전환까지 가능한 신기술
윈드폴의 CEO 조쉬 실버먼(Josh Silverman)은 “메탄을 줄이는 것은 기후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메탄은 20년 기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다. 실버먼은 또한 “비료는 부가가치”라며 “농가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윈드폴은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분리해, 메탄을 더 빠르게 먹고 더 질 좋은 비료를 생산하는 특정 균주를 선별해 왔다. 실버먼은 “미생물들이 원래 토양에서 하던 일을, 고속으로 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업의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윈드폴의 기술은 상대적으로 배출 비중이 적은 분뇨 저장소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겨냥했지만, 더 많은 배출을 유발하는 소의 트림에 대응하기 위한 해조류를 활용한 사료 첨가제 등 다양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가축 농업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다논(Danone),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와 같은 대형 식품기업들은 공급망의 메탄 감축을 위한 연합체인 유제품 메탄 감축 연합(Dairy Methane Action Alliance)에 가입한 바 있다.
“메탄 감축, 공급망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투자해야”
하지만 농업 부문의 메탄을 줄이기 위한 총체적 비용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글로벌 메탄 허브(Global Methane Hub)의 농업 프로그램 디렉터 헤이든 몽고메리(Hayden Montgomery)는 “식량 시스템을 전환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몽고메리는 “변화를 이끌어야 할 주체는 농민들이지만, 그들이 전체 비용을 감당할 수는 없다”며 “공급망 전반에 걸쳐 모든 이해관계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윈드폴은 아마존의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를 포함해 시리즈 A 라운드에서 2800만달러(약 380억원)를 유치했다.
윈드폴은 향후 소 100마리 이하의 농가에서도 자체적으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소의 트림을 포집하는 마스크나 사료 첨가제와 같은 일부 기술들은 추가 비용과 규제 압력 부족으로 인해 널리 채택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