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자산소유자연합(NZAOA), “산림파괴 투자 중단”…투자자 행동 지침 발표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 등 총 9조5000억달러(약 1경3000조원) 규모의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내 산림 파괴 연관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월 18일(현지시각) 넷제로자산소유자연합(Net-Zero Asset Owner Alliance, NZAOA)이 ‘산림파괴 중단을 위한 지침 및 권고안’을 발표했다.
NZAOA는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가 산림 파괴에 관여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2030년까지 관련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산림 피해를 단계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에는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CalPERS), 알리안츠(Allianz), 스위스리(Swiss Re)등이 포함돼 있다.
“포트폴리오 내 산림리스크 제거, 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NZAOA는 쇠고기, 코코아, 팜유 등에 대한 투자가 산림 훼손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며, “기후 변화와 산림 파괴는 절대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2%가 농업, 임업, 기타 토지 이용에서 발생하며, 이 중 절반은 산림 파괴와 토지 전환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림 훼손은 가뭄, 산불 등 기후 재난과 직결돼 있으며, 전반적인 경제 시스템에도 구조적 리스크를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책임투자원칙(PRI)의 투자자 이니셔티브 총괄인 탬신 발라드(Tamsin Ballard)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와 산림 파괴 간의 명확한 연관성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의 수탁자 책임을 환기하는 것이 보고서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투자자가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감당해야 할 비용이 훨씬 커진다”고 경고했다.
NZAOA는 “장기 투자 성향을 지닌 자산소유자들은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과 금융시장 지속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다”며, “산림 파괴는 보험과 연금의 지급 능력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산림 보호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도 핵심 주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기업·정부·데이터업계에 요구되는 역할도 제시
NZAOA는 투자자들이 기업, 정책결정자 등 이해관계자와 직·간접적인 관여(engagement) 활동을 수행하고, 진척 사항을 공시해야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투자자뿐 아니라 기업, 정책결정자, 데이터 제공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할도 함께 제시했다. 기업에는 ▲산림파괴 중단·인권 존중에 대한 약속 수립 및 공개 ▲공급망 투명성 제고 및 실사 진행 ▲로비·정책 관여 등 정치적 활동 공개 등을 요구했다.
정책당국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산림 전환 중단 포함 및 이행 ▲산림 파괴를 조장하는 보조금의 제거·개혁 ▲산림 파괴 연계 상품의 수출입 금지 및 공급망 실사 의무화 ▲생물다양성 손실 및 토지황폐화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촉구했다.
데이터 제공자에게는 ▲데이터 수집 방법론 투명화 및 지표 표준화 ▲자산군별 데이터 커버리지 및 품질 확대 ▲토지 권리 등 사회·인권 데이터 보완 등이 주문했다.
덴마크 연기금 펜션덴마크(PensionDanmark)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얀 캐라 라스무센(Jan Kaeraa Rasmussen)은 “산림은 지구 시스템과 경제 안정성을 지키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생태계를 보호하지 못하면 금융 시장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