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도 배터리도... 또 승기 쥐려는 EU
차세대 배터리 챔피언은 EU?
EU가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최소 73억달러를 쏟아붓는 등 작년에 비해 10배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유럽은 2030년까지 점유율 31%를 차지해, 중국(59%)를 잇는 배터리 강국이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는 스웨덴의 스타트업 노스볼트 AB, 브리티시볼트, 프랑스 오토모티브셀, 파워하우스 테슬라, 폭스바겐 AG 등의 기업에 투자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을 7%에서 2030년 31%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마로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유럽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있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며 2019년 한 해 동안만 약 600억유로(약 710억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공급망 전체에 투자된 금액을 포괄한 금액으로, 중국이 투자한 금액의 약 3배다.
EU 내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배터리 산업 형성을 가속화 한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30만대로 중국 시장을 제쳤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NV(PSA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 합작사), BMW AG가 신형 모델과 생산량을 늘리고 포드와 볼보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약속하면서 올해 판매량 전망은 19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은 특히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제조 기반을 유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은 배터리 사업에 무려 26억 유로를 투자하고 테슬라, CATL, LG에너지, ACC에게 공장 유치를 제안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독일 살츠기터에 있는 한 곳을 포함하여 유럽 6개 배터리 공장에 18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세우고 급속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반면 유럽의 경쟁국인 중국 CATL은 780억위안(120억달러)을 투자해 향후 4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약 230기가와트시의 용량을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엔 독일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차세대 연료인 ‘그린 수소’에도 사활 건다
한편 차세대 연료로 불리는 그린 수소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린수소는 배터리로 운영되는 전기차가 안고 있는 충전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태양광과 배터리 기술 패권에서 놓친 기회를 만회할 카드로도 수소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등은 작년 그린 수소를 만들기 위해 40개 프로젝트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수소를 수송하는데 앞장서고 있고, 프랑스는 생산, 네덜란드는 천연가스전으로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석유회사인 토탈과 전기회사 엔지가 프랑스 최대의 녹색 수소 생산지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는 등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만 독일 90억,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70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120억파운드(130억유로)를 투자하는 영국, 160억달러를 투자하는 중국에 비해선 부족하다.
특히 유럽은 수소 기술에 앞서고 있는 중국, 일본, 한국을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의 니콜라스 마주치는 “중국은 모든 이동 수단에 수소를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원자로를 사용해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마주치는 “앞으로 10년간 개발에 총력을 다하지 않으면 중동에 의존했던 역사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