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YD, 태국서 테슬라 6배 판매…동남아 전기차 시장 '석권'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태국을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20일(현지시각) BYD가 전략적 현지화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동남아 친환경차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서 테슬라 6배 판매량 기록…16개월 만에 공장 완공
BYD는 작년 태국에서 약 2만7000대를 판매해 테슬라(4121대)를 크게 앞질렀다. 태국 전체 전기·하이브리드차 등록대수가 7만137대로 전년 대비 8.1% 감소한 상황에서도 BYD만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2024년 7월 BYD는 태국 라용 경제특구에 현지 공장을 준공했다. 착공부터 16개월 만에 완성된 이 공장은 연산 15만대 규모로, 프레스·도장·용접·최종조립 등 전 공정을 수행한다. 공장 건설과 유통망 확대로 약 1만개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태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신속한 진출을 뒷받침했다.
현지 대기업과 제휴해 유통망 구축…인도네시아엔 1조원 투자
BYD는 각국 유력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임 다비(Sime Darby) 그룹 계열사가, 싱가포르에서는 같은 그룹의 밴티지 오토모티브가 BYD 차량 유통을 담당한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아리스타 그룹과 제휴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자바섬 수방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태국에 이은 아세안 제2 생산기지로, 현지 공급과 역내 수출을 동시에 담당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자회사를 통해 직접 유통에 나섰고, 브루나이·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소규모 시장에도 현지 파트너와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는 연산 1만대 규모의 조립공장이 착공됐고, 미얀마에서는 군부 승인 하에 반조립(SKD) 방식 생산을 추진 중이다.
필리핀에서는 아얄라 그룹 자회사 AC 모빌리티를 통해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별도 공장 건립 계획은 없으나, 과거 혼다 조립공장의 전기차 생산시설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와 격돌…일본·한국 진출로 영향력 확대
BYD는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심 라인업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도요타는 아세안 전역에서 코롤라 크로스, 야리스 크로스, 캠리, RAV4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존 고객층을 유지하고 있다.
BYD는 씰라이온 5 DM-i, 한 EV, eMAX 7 등으로 도요타의 주력 하이브리드 모델들과 정면 경쟁하며, 가격 경쟁력과 전기 주행거리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BYD는 일본에서 2년 연속 '올해의 전기차' 수상을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아토 3 모델이 테슬라 모델Y를 제치고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동남아를 넘어 동북아시아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클린테크니카는 BYD가 공격적 가격정책과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현지 생산과 제휴를 통한 '아시아화' 전략이 주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