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냐·싱가포르, 탄소시장 신뢰 회복 위한 첫 정부연합 출범

2025-06-25     유미지 editor
영국 , 케냐, 싱가포르가 자발적 탄소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첫 정부 연합을 출범했다./VCMI

영국, 케냐, 싱가포르가 24일(현지시각) 기업들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크레딧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 연합을 출범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탄소시장 성장 연합(Coalition to Grow Carbon Markets)'으로 명명된 이 그룹에는 출범 직후 프랑스와 파나마가 추가로 가입했으며, 페루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탄소 시장 성장 연합의 공동 의장은 싱가포르의 기후 행동 대사인 라비 메논(Ravi Menon), 영국의 기후 특별 대표인 레이첼 카이트(Rachel Kyte), 케냐의 특별 기후 특사인 알리 모하메드(Ali Mohamed)다.

 

그린워싱 논란에 급격히 위축된 시장...크레딧 구매 기업 수 줄어

싱가포르 기후행동대사 라비 메논은 자발적 탄소시장이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메논 대사는 "기업들이 그린워싱 리스크 때문에 배출권 구매를 꺼리고 있다"며 "탄소시장은 기후행동의 핵심 수단이지만 구매자들이 시장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논 대사가 언급했듯, 기업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여러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환경금융 분석업체 에코시스템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0억달러(약 2조7300억원)에서 2024년 5억3500만달러(약 7300억원)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배출권 평균 가격도 2022년 톤당 7.37달러(약 1만원)에서 2024년 6.34달러(약 8600원)로 하락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어배터블에 따르면 연간 배출권 사용량은 2021년부터 1억6000만톤 수준에서 정체된 반면, 구매 기업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메논 의장은 “잘못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도구가 사용된 방식”이라며 “수요, 공급, 시장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구매…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탄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합 출범을 정부 차원에서 탄소시장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지원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 기후장관 케리 매카시는 "연합이 기업의 탄소배출권 사용에 대해 강력한 정책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빌 윈터스 CEO도 "정부 규제나 과세 없이는 기업들이 수익성 없는 일에 나서기 어렵다"며 "현재 작동하지 않는 선순환 구조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논 의장은 "표준을 제정하는 기관들은 매우 훌륭한 일을 해왔지만, 정부의 지원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은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까지 기업용 탄소배출권 구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은 검증되었지만 활용도가 낮은 기후 자금 조달 도구에 투자하고, 탄소 시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확신과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