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일본, 전력 공급 부족 가능성…최대 89GW 부족

2025-06-26     고현창 editor

로이터는 25일(현지시각) 일본 송전사업자 협의체인 전력광역운영추진기구(Organization for Cross-regional Coordination of Transmission Operators, 이하 OCCTO)의 전망을 인용해 일본은 최악의 경우 2050년 전력 부족 사태를 겪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OCCTO는 매년 10년 단위 예측을 발표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2050년을 포함한 장기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고니시 신페이(Shinpei Konishi) OCCTO 총괄매니저는 “전력사업자 및 투자 계획을 세우는 이해관계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장기 전망을 발표했다”고 밝히면서, “수요 급증과 노후 화력발전소 미교체, 원전 폐쇄가 겹칠 경우 2050년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CCTO가 추진 중인 전력 네트워크 사업의 청사진. '전력 네트워크 개설'이라고 적혀있으며,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효율적인 전기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 / OCCTO 홈페이지

 

전력 수요, 2050년까지 최대 42% 증가

시나리오에 따르면, 일본의 전력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2040년까지 최대 25%, 2050년까지는 최대 4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기존의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 전망을 수정한 것으로, 최근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차량 전동화 등의 신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16개의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높게 계산된 수요는 총 전력수요가 1.25테라와트시(TWh)에 도달하는 경우로, 89기가와트(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는 서울시 2024년 8월 한 달간 에너지 소비량(0.199TWh)을 기준으로 약 6개월 분량에 해당한다. 물론 해당 시나리오는 노후 화력발전소를 교체하지 않고, 60년 이상 된 원전을 폐쇄한다는 조건에서 발생하는 최대 부족치다.

같은 수요 조건에서도 화력과 원전 설비를 모두 교체할 경우 부족량은 23GW로 줄어든다. 반면, 수요가 낮고 설비 교체가 이루어진 시나리오에서는 12GW의 잉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나리오는 태양광 발전이 감소하고 냉방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 야간을 기준으로 한 최악의 조건을 상정하고 있다.

 

수요 급증 속, 일본 전력망 구조개편 불가피…재생에너지로도 한계

OCCTO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170~26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고수요 시나리오에서 예상되는 공급 부족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예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화력발전량(kWh 기준) 분석도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의 최신 에너지 기본계획에서는 2040년 발전량이 2023년 대비 12~22% 증가해 1100~1200TWh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OCCTO는 2040년 수요를 900~1100TWh로 잡으며 정부보다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시나리오에는 세 곳의 전문 기관 자문과 전력 업계 및 기업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한편, OCCTO는 이번 시나리오가 정부 에너지 계획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목적 자체도 다르다고 명시했다.